매일신문

수도권투자 허용 반발에 '공천 압박'

정부의 수도권투자 전면허용 조치에 대해 일부 비수도권 광역단체장들이 정부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내자 여권의 한 중진인사는 의미심장한 말을 던졌다. "다음 공천 때 두고 보자"는 것이었다.

수도권투자 전면허용에 대한 합리적인 지적과 지방대책을 요구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경제위기 상황에서 지방의 입장만 강조하고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일종의 경고성 발언이었다. 여권 내부에서 비수도권을 만족시킬 수 있는 획기적인 방안을 찾지 못해 고심하는 기류가 노출되고 있는 가운데 김범일 대구시장과 김관용 경북도지사 등 일부 광역단체장들에 대한 평가가 흘러나와 관심을 끌고있다.

익명을 요구한 여권의 한 핵심인사는 18일 김 경북도지사에 대해 "수도권발전과 지방발전 등 상생을 강조하면서 수도권집중화반대를 지적하는 등 합리적인 생각을 갖고있다"고 평가한 반면 김 시장에 대해서는 "국가산업단지 등 대구시가 요구하는 것을 다 해줬는데 절제되지 않은 표현을 쓰는 등 다소 아쉽다"고 지적했다.

그는 수도권투자 전면허용 조치 이후 광역단체장들의 움직임에 대해 "공개적으로 나서서 떠드는 것은 (당 소속 단체장으로서) 문제가 있다고 본다"면서 "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언급은 단체장들의 차기공천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주목된다.

다른 한 중진인사는 "정부가 순서가 잘못되기는 했지만 수도권문제는 수도권문제대로 풀고 지방문제는 지방문제대로 풀려고 노력하고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와 관련, 최근 서상기 대구시당위원장과 이명규 전략기획본부장, 유승민 의원의 이름이 차기 대구시장후보군으로 회자되고 있어 지역 정치권을 긴장시키고 있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지난 국회 국방위의 국정감사를 위해 대구를 방문, 저녁을 함께 하는 자리에서 유 의원에게 불쑥 "대구시장 한 번 해보는 것이 어떠냐"는 말을 던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서 위원장은 최근 대구시당에 대한 대폭적인 인사를 단행하고 대구경제살리기TF를 구성하는 등 두드러진 활동에 나서자 지역정치권 일각에서 대구시장 재도전에 나서기 위한 수순아니냐는 관측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서 위원장은 "구더기 무서워 장도 못 담그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일축하고는 "누가 맡아도 이렇게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재도전여부에 대해 "그때 가보야 알겠지만 그때쯤의 박근혜 전 대표의 뜻이 중요하지 않겠느냐"며 여운을 남겼다.

이명규 의원도 최근 "지켜보자"며 관망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 의원은 북구청장을 지낸 이력 때문에 앞으로도 잠재적 대구시장 후보군에 포함될 수 있다는 지적에 "나쁜 선택은 하지 않을 것이며 그것도 선택할 수 있는 옵션 중의 하나"라고 말했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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