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겨울철 밥도둑, 김치]DIY 바람

비용 줄이고 먹을 때도 안심 '일석이조'

"참 이상합니다. 해마다 10% 이상 고성장을 거듭해 온 완제품 김치가 올해는 '죽'을 쑤고 있어요. 대신 직접 담가 먹는 김장 배추가 날개 돋친 듯 팔립니다. 배추 할인행사 기간엔 1시간 전부터 줄을 섰을 정도죠." 20~26일 '김장대전'을 연 이마트 대구 만촌점. 날마다 개장 5분 내로 600포기 배추가 동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배추 풍년이 든 올해에는 지난해보다 절반 가까이 값이 내리면서 예년보다 50%나 물량을 늘린 데도 수요를 감당할 없었던 것. 대구 농산물도매시장 조숙현 담당도 "도매가 기준으로 10kg 배추 값은 2~4천원선으로 지난해에 비해 20% 가량 내렸다"고 전했다.

김치시장에 '변고'가 생겼다. 불황으로 지갑이 얇아진데다 배추값이 크게 떨어지면서 김장에도 DIY(Do It Yourself=스스로 만들기) 붐이 일고 있다. 안 그래도 먹을거리 불안에 시달리던 주부들은 인터넷'백화점'대형마트의 김장 강좌에 등록하거나 완제품 대신 김장 배추를 사 직접 김치를 담그고 있고, 여기에 '사랑의 김장 담그기' 운동이 봇물을 이뤄 DIY 열풍에 한몫하고 있는 것.

◆김장 배울까, 말까?

김장 DIY족이 느는 가장 큰 이유는 '불황' 때문이다. 농수산물유통공사가 분석한 4인가족 김장 비용은 최소 12만1천71원으로 같은 양의 김치 완제품 가격(20만5천681원)보다 41%나 싸다. 여기에 식품 안전성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부각된 만큼 직접 김장을 담가 먹는 집이 예년보다 늘어날 수밖에 없는 것.

결혼 4년차를 맞은 맞벌이 주부 김선경(32)씨는 요즘 인터넷에서 김장 담그는 법을 배우느라 날 새는 줄 모른다. 중국산 기생충 알 김치에서 시작해 멜라민 파동까지 먹을거리 불안이 가중 된데다, 팍팍해진 살림살이 걱정에 직접 김치를 담가보기로 결심한 것. 김씨는 "인터넷 김치 요리 사이트에서 또래 주부들과 김장 정보를 나누고 있다"며 "대구에서 김장 담그기 가장 좋은 시기라는 다음달 초쯤에 도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를 노린 유통업계에서는 DIY 김치 상품까지 개발했다. 절임배추와 양념을 기호에 맞게 주문한 뒤 배추에 양념만 바르면 김장이 끝나도록 만든 것. 이같은 DIY 김장 상품은 직접 양념 만들 자신은 없고, 시중의 포장김치는 걱정스러운 초보 주부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하지만 하나부터 열까지 직접 고르고 담근 김치가 역시 최고. 없는 시간을 쪼개 오프라인의 김치강좌를 찾는 주부들도 상당수다. 3주 전부터 김치 강좌를 연 대구 동아백화점 수성점 문화센터엔 20명 정원에 30명이 몰려 1개반을 더 신설했을 정도. 빨간 김치뿐만 아니라 백김치'동치미'갓김치'깍두기'삭힌깻잎'콩잎김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양념을 만들고 바르는 모든 과정을 체험할 수 있기 때문에 주부들의 발길이 줄 잇고 있다. 강좌를 맡고 있는 요리연구가 이은희씨는 "요즘은 백화점과 대형마트 문화센터뿐만 아니라 동네 복지관에서도 2~4회 과정의 김장강좌를 열고 있다"고 귀뜀했다.

◆사랑의 김장 담그기

배추값 폭락으로 시름에 잠겨 있는 농가도 살리고, 어려운 이웃도 돕는 사랑의 김장 담그기 운동 또한 DIY 김치 열풍의 한자리를 차지한다. 전국적으로 1가정 1포기 더 담기 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대구에서도 크고 작은 김장 나눔운동이 잇따르고 있는 것.

마침 20일 대구전시컨벤션센터 야외주차장에선 '야쿠르트 아줌마' 427명이 7천700포기의 김치를 담는 장관을 연출했다. 한국야구르트가 주관하는 '사랑의 김장 나누기' 대구 행사. 야쿠르트 아줌마들이 평소 눈여겨 봐둔 어려운 이웃들에게 직접 전달할 이 김치엔 국내산 배추와 굴'젓갈'밤'대추'잣 등 20가지 양념이 사용됐다. 신천영업점 이영자(53)씨는 "암투병중인 부인 때문에 김치를 담가 먹을 수 없는 70대 아파트 경비원과 80대 독거노인에 나눠줄 계획"이라며 "어려운 분들에게 작은 기쁨이라도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환히 웃었다.

"참 이상합니다. 해마다 10% 이상 고성장을 거듭해 온 완제품 김치가 올해는 '죽'을 쑤고 있어요. 대신 직접 담가 먹는 김장 배추가 날개 돋친 듯 팔립니다. 배추 할인행사 기간엔 1시간 전부터 줄을 섰을 정도죠." 20~26일 '김장대전'을 연 이마트 대구 만촌점. 날마다 개장 5분 내로 600포기 배추가 동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배추 풍년이 든 올해에는 지난해보다 절반 가까이 값이 내리면서 예년보다 50%나 물량을 늘린 데도 수요를 감당할 없었던 것. 대구 농산물도매시장 조숙현 담당도 "도매가 기준으로 10kg 배추 값은 2~4천원선으로 지난해에 비해 20% 가량 내렸다"고 전했다.

김치시장에 '변고'가 생겼다. 불황으로 지갑이 얇아진데다 배추값이 크게 떨어지면서 김장에도 DIY(Do It Yourself=스스로 만들기) 붐이 일고 있다. 안 그래도 먹을거리 불안에 시달리던 주부들은 인터넷'백화점'대형마트의 김장 강좌에 등록하거나 완제품 대신 김장 배추를 사 직접 김치를 담그고 있고, 여기에 '사랑의 김장 담그기' 운동이 봇물을 이뤄 DIY 열풍에 한몫하고 있는 것.

◆김장 배울까, 말까?

김장 DIY족이 느는 가장 큰 이유는 '불황' 때문이다. 농수산물유통공사가 분석한 4인가족 김장 비용은 최소 12만1천71원으로 같은 양의 김치 완제품 가격(20만5천681원)보다 41%나 싸다. 여기에 식품 안전성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부각된 만큼 직접 김장을 담가 먹는 집이 예년보다 늘어날 수밖에 없는 것.

결혼 4년차를 맞은 맞벌이 주부 김선경(32)씨는 요즘 인터넷에서 김장 담그는 법을 배우느라 날 새는 줄 모른다. 중국산 기생충 알 김치에서 시작해 멜라민 파동까지 먹을거리 불안이 가중 된데다, 팍팍해진 살림살이 걱정에 직접 김치를 담가보기로 결심한 것. 김씨는 "인터넷 김치 요리 사이트에서 또래 주부들과 김장 정보를 나누고 있다"며 "대구에서 김장 담그기 가장 좋은 시기라는 다음달 초쯤에 도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를 노린 유통업계에서는 DIY 김치 상품까지 개발했다. 절임배추와 양념을 기호에 맞게 주문한 뒤 배추에 양념만 바르면 김장이 끝나도록 만든 것. 이같은 DIY 김장 상품은 직접 양념 만들 자신은 없고, 시중의 포장김치는 걱정스러운 초보 주부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하지만 하나부터 열까지 직접 고르고 담근 김치가 역시 최고. 없는 시간을 쪼개 오프라인의 김치강좌를 찾는 주부들도 상당수다. 3주 전부터 김치 강좌를 연 대구 동아백화점 수성점 문화센터엔 20명 정원에 30명이 몰려 1개반을 더 신설했을 정도. 빨간 김치뿐만 아니라 백김치'동치미'갓김치'깍두기'삭힌깻잎'콩잎김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양념을 만들고 바르는 모든 과정을 체험할 수 있기 때문에 주부들의 발길이 줄 잇고 있다. 강좌를 맡고 있는 요리연구가 이은희씨는 "요즘은 백화점과 대형마트 문화센터뿐만 아니라 동네 복지관에서도 2~4회 과정의 김장강좌를 열고 있다"고 귀뜀했다.

◆사랑의 김장 담그기

배추값 폭락으로 시름에 잠겨 있는 농가도 살리고, 어려운 이웃도 돕는 사랑의 김장 담그기 운동 또한 DIY 김치 열풍의 한자리를 차지한다. 전국적으로 1가정 1포기 더 담기 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대구에서도 크고 작은 김장 나눔운동이 잇따르고 있는 것.

마침 20일 대구전시컨벤션센터 야외주차장에선 '야쿠르트 아줌마' 427명이 7천700포기의 김치를 담는 장관을 연출했다. 한국야구르트가 주관하는 '사랑의 김장 나누기' 대구 행사. 야쿠르트 아줌마들이 평소 눈여겨 봐둔 어려운 이웃들에게 직접 전달할 이 김치엔 국내산 배추와 굴'젓갈'밤'대추'잣 등 20가지 양념이 사용됐다. 신천영업점 이영자(53)씨는 "암투병중인 부인 때문에 김치를 담가 먹을 수 없는 70대 아파트 경비원과 80대 독거노인에 나눠줄 계획"이라며 "어려운 분들에게 작은 기쁨이라도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환히 웃었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사진 정재호기자 new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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