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간암투병 배연창 안동 영명학교 교장

퇴직금 3억 장애인 주택기금 쾌척

"남은 여생과 내가 떠난 자리에서라도 장애인들이 행복한 결혼생활을 누릴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뿐입니다. 그들로부터 평생 받았던 따스한 맘들에 비하면 먼지 티끌만한 돈에 불과합니다."

간암으로 힘겨운 투병생활을 하면서도 자신의 마지막 소망을 이루기 위해 40여년간의 교직생활 퇴직금 3억3천만원을 장애인 결혼주택 건립기금으로 내놓아 감동을 주고 있는 안동 영명학교(지적장애인 특수학교) 배연창 교장.

배 교장은 안동시 북후면 도촌리 일대에 경북장애인종합복지관과 장애인 재활병원, 영명학교 등 각종 지적장애인들을 위한 복지시설과 교육, 재활시설 등을 유치하는 등 한평생을 장애인들을 위해 살아온 장애인 대부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최근 들어 배 교장은 간암투병 생활을 하면서 자신의 마지막을 준비하듯 자서전을 출간하고 '장애인 가정 꾸리기'에 대한 소망의 씨를 뿌리기 위해 퇴직금을 기금으로 선뜻 내 놓는 등 마지막까지 베풂의 삶을 실천하고 있다. 배 교장은 자서전 수익금 전액을 장애인 결혼가정 주택 건립 기금 마련에 보탤 계획이다.

이를 위해 배 교장은 지난 26일 안동 성소병원에서 지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자서전 '사랑으로 아름다운 세상을' 출판 기념회를 마련해 자신의 일생을 조용하지만 감동스럽게 소회하는 시간을 가졌다.

'장애인도 사람이다'라는 신념과 의지로 특수학교와 장애인 평생 복지시설 등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는 배 교장은 한국특수교육과 장애인관련 협회장 등을 역임하고 오랜 세월을 장애인들의 권익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외곬 인생을 걸어왔다.

이 같은 공적으로 배 교장은 5·16민족상, 경향사도상, 국민포장, 국민훈장목련장, 좋은 한국인 본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배 교장은 "장애인들에 대한 많은 관심과 사랑으로 차별없고 함께하는 아름답고 따스한 사회가 되길 바란다"며 "장애인들도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정상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가치가 있다. 이들에게 필요한 집을 지어주는 게 내 마지막 소원이다"라고 말했다. 안동·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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