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전 서울의 한 중견 기업에 합격한 김은정(23·여·계명대)씨. 김씨는 친구의 권유에 끌려 이번 2학기 때 선택한 '성공적인 인터뷰' 과목이 취업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온화한 미소 짓기와 모의 실전 면접을 통해 손 동작 하나하나까지 교정받았어요. 실전에서도 그대로 재연하려고 신경썼더니 면접관들 표정도 좋아지던걸요."
최근 농협에 입사한 같은 대학 이모(24·여)씨도 취업전문 강좌 덕을 톡톡히 봤다. 이씨는 "표정관리법 강의를 배우고 느낀 점은 표정도 점수라는 것"이라며 "후배들에게도 이런 강의를 꼭 권하고 싶다"고 했다.
대졸자 구직난이 갈수록 심해지면서 각 대학들이 마련한 취업 전문강좌가 뜨고 있다. 취업 강좌를 으레 학점 때우기용으로만 생각했던 예전과는 달리 최근에는 수강 접수 시작과 함께 정원이 차는 등 가장 인기있는 과목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런 사정은 지역의 국립·사립대를 가리지 않는다. 대구가톨릭대학의 경우 ▷진로설계와 경력개발 (400명) ▷직업세계와 기업탐구(400명) ▷성공중소기업체 CEO강좌(60명) ▷여성과 경력개발(80명) 등 전문 취업 강좌가 수강 접수 개시 5분 만에 정원을 초과했다. 이기현(26·대구가톨릭대)씨는 "진로설계 강좌를 듣고 싶었는데 어느 새 정원이 다 차 있었다. 알고 보니 친구들은 인터넷 접수를 빨리하기 위해 수강 코드 번호까지 다 외우고 있을 정도였다"고 했다.
영남대가 마련한 '진로탐색' '성공창업전략' '취업설계와 리더십' 등 5개의 취업 강좌에는 모두 4천여명의 학생들이 참석했다. 경북대에는 '여대생 진로 설계와 실천전략' '여대생 커리어 리더십' '이미지 관리법' 등 10여개 과목에 1천여명이 수강했다. 계명대 진로지원팀 박동석 계장은 "매 학기마다 취업전문 강좌는 정원을 다 채우고 있다"며 "새 학기 취업 과목에 대해 학생들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각 대학들은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실전 취업 강좌를 커리큘럼으로 확대·편성했다. 대구가톨릭대 관계자는 "내년에도 학생들의 수요를 파악해 점차적으로 실전 취업 강좌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력관리전문가인 정철상씨는 "요즘 대학생들의 '지적 성숙도'는 무척 높은 편이지만 앞날에 대한 고민이나 준비를 하는 '진로(進路) 성숙도'는 그에 못 미친다"며 "면접시 자신의 강점을 면접관들에게 홍보하는 데 취업 전문 강좌가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상준기자 zzu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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