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살아가는 이야기)난로보다 따뜻한 '이웃사랑' 온기 넘치길

추운 겨울이 오면 우리 주변에 언제나 찾아오는 것들이 많다. 길거리에서 파는 붕어빵, 호빵, 군고구마 등 따뜻한 먹을거리가 있고 목도리, 귀마개, 장갑처럼 우리 몸을 추위로부터 감싸주는 것이 있다. 그리고 난로처럼 우리가 있는 공간을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난방장치가 있다.

나는 성서경찰서 정문에서 출입자를 안내하고 각종 사건사고 발생 시 밤낮없이 출동을 나가는 112타격대에서 군복무를 하고 있다. 대전에서 내려와 군 생활을 하고 있는데 여름에는 새벽에도 땀이 주룩주룩 흘리게 했던 대구날씨가 요즘은 너무 춥다.

경찰서 앞에는 E마트가 있는데 내 앞을 지나가는 연인들, 가족들이 나를 더욱 춥게 만든다.

1시간씩 근무교대를 한다. 교대를 하고 따뜻한 초소 안에 들어가지만 왠지 모르게 춥게 느껴진다. 난로가 있어도 말이다. 아무래도 서로의 손을 꼭 잡고 다니는 사람들. 그 사람들끼리 주고받는 따뜻한 손 난로가 부러워서 그런 것 같다.

가끔씩 술을 먹고 아버지 같은 나이에 아저씨들이 찾아오시곤 한다. 가만히 서 있는 나에게 욕을 하고 시비를 걸지만 그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먹고사는 게 답답해서 그러신 것이다. 처음에는 강하게 화를 내고 센 척하시지만 가실 때는 항상 미안하다고 잘못했다면서 가시는 나이가 지긋하신 아저씨들을 보내드리고 나면 마음이 쓸쓸하다.

요즘같이 경기가 어려울 때는 전기값이나 기름값이 엄두가 안 나서 작은 난로마저 사용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서로에게 따뜻한 마음으로 다가가 난로가 되어주자. 남들보다 여유로운 사람이라도 혼자서는 아무리 따뜻한 곳에 있어도 마음으론 추울 것이다. 어려운 사람들에게 난로처럼 다가가 우리 모두 몸과 마음이 따뜻해지는 겨울이면 좋겠다.

육근일(대구시 달서구 이곡동 성서경찰서 112 타격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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