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사는 생활인의 소설을 쓴다. 그의 소설에는 다양한 인물군상이 등장한다. 화물차 운전기사, 벌치는 사람, 떠돌이, 약사, 바람날 성싶은 여자, 직업이 뭔지 모르지만 오다가다 만나는 사람들…. 다양한 직업이 나오니 다양한 직업 이야기, 다양한 인생 이야기가 나온다.
장옥관 시인(계명대 교수)은 그의 소설에 대해 "다양한 삶의 양상을 통해 인간 진실의 한 단면을 포착한다는 점이 이 작가의 독특함이다"고 평가한다. 일상 속에 숨은 왜곡된 삶을 끄집어낸다는 말이다. 삶의 한 장면을 '진실'로 보여주기 위해 이홍사는 때로는 은근한 은유로, 때로는 풍자로, 때로는 이죽거림으로, 때로는 호소를 동원한다.
밤에 공짜로 화물차를 얻어 타고, 또 내려 주는 곳까지 무작정 달려가는 사람, 그리고 거기서 또 묵을 만큼 묵다가 또 길을 떠나는 사람, 공짜로 차를 얻어 탄 것도 모자라 술까지 공짜로 얻어 마시는 사람을 이홍사는 이렇게 묘사한다.
"아따! 무슨 인심이 그런교?"(차를 얻어 탈 때)
"아따! 신세를 곱빼기로 져서 우짜노?"(밥까지 은근슬쩍 얻어먹을 때)
"아따! 쐬주 한잔 있으면 쥑이겠네."(술까지 청할 때)
그러나 그렇게 능청을 떠는 사람은 미운 사람일 리 없다. 내가 화물트럭을 끌고 공사현장에 도착했을 때 그는 "아따! 오라이, 빠꾸로 오라이"를 외치고, 짐칸 체인을 풀고, 고임목을 척척 괴고, 물건 내릴 장소도 알아서 챙겨준다. 그리고는 그 공사현장에서 또 '묵을 자리'를 찾아낸다. 밉지 않게.
그는 뜬금없이 묻는다. "춘향이가 몇 년생인지 아시우?"
춘향이가 몇 년생인지 무슨 재주로 안다는 말인가.
그는 답한다. "간단하지. 춘향아! 넌 몇 년생이냐? 하고 물으면 금세 답이 나오잖아? 어렵게 살지 말자구." 319쪽, 1만원.
조두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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