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가 흉년이면 섹스는 풍년?'
경기가 안 좋으면 섹스가 활발하다는 속설이 있다. 정신적 공황과 물질적 궁핍을 섹스로 달래려는 것이다.
70, 80년대 대한민국은 섹스가 '창궐'했다. 정부의 소위 스포츠, 스크린, 섹스의 3S 정책이 먹힌 것도 있지만, 사람들은 정신적 결핍을 스크린 위의 섹스로 채웠다. 희대의 섹스 시리즈 '애마부인'을 비롯해 '무릎과 무릎사이' '어우동' 등 고금을 떠나 다양한 소재의 섹스영화들이 줄을 이었다.
최근 경기 부진을 염두에 둔 듯 한국영화들이 앞다퉈 섹스를 내세우고 있다. 이미 지난해 '미인도'에서 김민선이 속살을 드러내더니, 최근 개봉된 '쌍화점'은 한국영화에 보기 드물게 파격적인 고감도 섹스로 관객을 놀라게 했다. 특히 꽃미남 조인성이 알몸 노출을 감행해, 송지효와 파격적인 섹스를 펼쳤다.
이외 개봉 예정인 '키친'의 신민아, '마린보이'의 박시연, '박쥐'의 김옥빈 등도 모두 수위 높은 노출 연기를 펼쳤다며 벌써부터 섹스 홍보전이 치열하다.
'키친'은 신민아 주지훈 김태우 사이의 비밀스러운 로맨스를 그린 영화다. 특히 신민아와 주지훈은 은밀한 장소 키친에서 강도 높은 섹스장면을 표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마린보이'는 마약 운반책인 마린보이를 둘러싼 세 남녀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몸속에 마약을 넣고 바다를 건너 운반하는 사람'을 뜻하는 '마린보이'를 소재로 한 범죄 스릴러이다. 박시연은 마린보이 김강우를 유혹하는 팜므파탈(악녀)로 나온다. 엘리베이터에서 시작된 격렬한 키스가 베드신으로 이어지는 장면에서 박시연은 농염한 연기를 펼쳤다. 두 사람의 베드신은 2일에 걸쳐 소수의 제작진만 참여해 촬영했다고 한다.
박찬욱 감독의 '박쥐'에도 고수위의 베드신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극중 김옥빈은 백신 개발실험에 참가했다가 뱀파이어가 된 상현(송강호)과 사랑에 빠진다. 그녀는 상현의 친구인 강우(신하균)의 아내지만, 급기야 남편을 살해하자고 제안하는 악녀로 나온다.
섹스는 최근 한국영화에서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한물간 키워드였다. 달콤한 멜로와 액션물이 대세, 10대 관객이 주류인 상황에 '18세 관람가' 영화 자체가 드물었다.
경제가 안 좋으면 왜 섹스를 찾을까. 오히려 의욕이 떨어지는 것이 당연하지 않을까. 그러나 통상 남자는 피곤하거나, 무기력감을 느낄 때 오히려 성에 대해 집착이 더 강해진다고 한다.
정신을 흥분시켜 육체의 피로를 해소하려는 시스템이 작동하는 것이다. 실직과 휴직 등의 스트레스를 잠시라도 잊기 위한 자구책인 셈이다.
김중기기자 filmto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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