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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산동에서] '경제위기와 행복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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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금융위기로 촉발된 경제위기가 전 세계를 휩쓸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제가 기침을 하면 중병에 걸린다고 할 정도로 허약한 우리나라 역시 혹독한 경제난을 겪고 있지요. 10여년 전 외환위기 당시보다 상황이 더 어렵다는 아우성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정부, 기업과 함께 경제의 3대 축인 家計(가계)의 사정은 더욱 심각한 실정이지요. 장사가 안 돼 자영업을 하는 사람들은 판을 접어야 할 처지이고, 직장에 다니는 사람들은 월급이 깎이는 것은 물론이고 일자리마저 잃는 형편입니다. 가장들의 수입이 확 줄어들다 보니 가계마다 외환위기 때보다 허리띠를 더 졸라매는 등 어려움을 극복하려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비록 이 경제위기가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혹독하지만 언젠가는 나아지리란 희망을 품어봅니다. 경제 자체가 침체와 호황을 반복하는 존재인데다, 모두가 마음과 힘을 합쳐 노력한다면 앞서 그래왔던 것처럼 이 위기 역시 극복할 수 있겠지요.

그런 희망을 가슴속에 간직하는 것과 더불어 이 경제위기가 우리에게 어떤 교훈을 던져주는가를 깊이 고민해봅니다. 우선 富(부)란 것이 참으로 허망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세계 94위 부자인 독일의 한 기업인은 이번 경제위기로 기업이 자금난에 빠지자 열차에 몸을 던져 목숨을 끊었다고 합니다. 더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절망감이 끝내 그를 죽음으로 내몰았다는 후문이더군요. 財(재물)와 災(재앙)는 항상 붙어다닌다는 말처럼 부는 축복이지만 동시에 무거운 짐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또 이 경제위기는 '돈=행복'이란 등식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진리를 새삼스레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경제위기의 도화선이 된 미국의 파생금융상품은 끊임없이 부를 창출하려는 인간의 욕망이 빚어낸 '괴물'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경제위기는 拜金主義(배금주의)에 물든 우리 인간들에게 경고장을 날려주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지난해 여름 여행을 했던 인도가 요즘 자주 머리에 떠오릅니다. 그곳에서 '사람은 어떻게 해야 행복해질 수 있을까' 하고 짧게나마 고민해봤고, 나름대로 작은 결론을 얻었지요. 행복은 스스로에 대한 만족이자, 넘치고 풍요한 데서보다는 모자라고 부족한 데서 찾을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스스로에 대한 만족과 함께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베풂을 통해 행복을 얻을 수 있다는 생각도 요즘 들어 자주 합니다. 매주 매일신문 수·금요일에 '더불어 사는 세상'을 연재하면서 이런 신념은 더욱 굳어졌지요. 지면에 등장한 분들은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봉사를 통해 내 스스로가 더할 수 없이 행복해졌다"는 말씀을 이구동성으로 하시더군요. '베풂=행복'이란 등식이 꼭 성립한다는 게 이분들의 산 경험이자, 확고한 신념이었습니다.

모든 이들이 행복해지기를 원하면서도 어떻게 해야 행복해질 수 있는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은 부족한 이 시대. 아이러니하게도 이 경제위기는 우리 인간들에게 행복의 의미와 어떻게 하면 행복을 얻을 수 있을까에 대한 진지한 물음을 던지고 있습니다.

이대현 사회1부 차장 s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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