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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전 거금을 들여 두꺼운 점퍼를 하나 샀다. 스키나 야외에 놀러 갈 때 '딱 좋다'며 아내가 '강추'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곧바로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그해 옷장 옷걸이에 걸려 있던 점퍼는 다음해 옷 보관 박스 속으로 들어갔고 마침내 있는 지 조차 모르게 됐다. 그런데 그 점퍼가 올 겨울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사람이든 사물이든 다 때가 있는 모양이다.

이호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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