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수돗물, 고도정수처리 거쳐도 25~30% 밖에 못걸러

대구시민들이 마시는 수돗물의 80%는 낙동강에서 퍼올려진 물이다.

시 수질당국에 따르면 생활용수로 사용되는 수돗물 78만t 가운데 63만t을 낙동강에서, 나머지 15만t은 공산·가창·고산댐 등 댐 수계에서 공급받고 있다. 그러나 최근 다이옥산 농도가 높아진 이후 낙동강 원수를 35만t으로 절반 가량 줄였고, 대신 댐 수계에서 43만t을 취수하고 있다.

낙동강 원수(原水)는 매곡취수장(매곡)과 강정취수장(두류) 두 곳에서 퍼 올려진다. 이 물은 두류정수장과 매곡정수장으로 각각 보내진 뒤 본격적인 정수 작업에 들어간다. 염소처리를 한 원수에 '응집제'를 투입, 물속에 떠다니는 부유물들이 엉겨 가라앉도록 만들고 나면 다시 응집침전지와 모래여과지로 걸러 수돗물을 소독한다. 정수장에서는 이 물을 염소 소독한 뒤 각 가정으로 공급한다. 낙동강 원수를 사용하는 수돗물은 달서구 17개동과 북구 13개동, 중구 7개동, 서구 19개동, 달성군 8개 읍·면, 칠곡군 2개면, 창녕군 2개면 등에 공급된다.

대구에는 '고도정수처리시설'이 도입돼 있다. 오존을 생성하는 산기판(散氣板)을 통해 혹시나 남아 있을 유기물을 산화시켜 잘게 부순 뒤 활성탄 흡착을 통해 다시 한번 걸러내는 방식이다. 활성탄은 흡착력이 높아 아주 미세한 유기물까지 걸러낼 수 있다. 대구의 3개 정수장 중 두류와 매곡 정수장은 과거 페놀사태 이후 전국 최초로 고도정수처리시설을 갖췄지만 이번 사태에는 큰 허점을 보이고 있다. 기술적으로 다이옥산의 25~30%정도 밖에 걸러내지 못하기 때문.

똑같은 낙동강 물을 받는 두류정수장과 매곡정수장의 다이옥산 농도가 차이를 보이는 것은 의문이다. 매곡정수장의 물은 20일 오전 6시 다이옥산 농도가 권고치를 넘어선 54㎍/L를 기록한 뒤 21일 0시 58.7㎍/L까지 치솟았지만 두류정수장의 수돗물은 지금껏 권고치를 밑돌고 있다. 대구상수도본부 관계자는 "두 취수장의 거리가 1㎞도 채 되지 않지만 두류정수장은 송수 거리가 10여㎞에 달하기 때문에 다이옥산 농도를 떨어뜨리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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