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마이너스 성장까지 내다보고 총력전을

국책연구기관인 KDI(한국개발연구원)는 어제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0.7%에 그칠 것이라며 전망치를 대폭 하향조정해 발표했다. 지난해 11월 3.3% 성장 전망에서 불과 두 달 만에 시각을 완전히 바꾼 것이다. 정부의 3% 전망은 물론 한국은행의 2%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것도 하반기에는 회복될 것이란 대전제하에 나온 전망치다.

KDI의 분석을 보면 올 상반기 성장률이 전년 동기의 -2.6%에 이르지만 그 이후 회복돼 하반기에는 3.8%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래서 연간으로 마이너스 성장은 피할 수 있을 것이란 '희망사항'을 강력하게 드러낸 것이다. 그러나 지금 상황으로 볼 때 하반기 회복 전망조차 믿기 어려운 측면이 적지 않다.

지금부터 한국경제는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들어갈 것이다. KDI도 취업자 수에 대해서는 "하반기에 회복되겠지만 연간으로는 순증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못 박았다. 실업률도 지난해 3.2%에서 올해 3.7%로 올라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에 최근의 수출 급감세는 엄청난 장벽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29%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는 이미 130억 달러의 수출입 적자를 기록했다.

중소기업은 더 어렵다. 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46.6%가 6개월을 버티지 못할 것으로 조사됐다. 이렇다 보니 외국기관은 한국경제를 더 비관하고 있다. 국제신용평가회사인 피치는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2.4%로 제시했고, 스탠더드 앤 푸어스(S&P)도 '제로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제 새 경제팀이 짜여졌다. 실물경제가 움직이도록 확실한 거시정책을 펴는 것이 '위기관리팀'의 소명이다. 하반기에는 회복될 것이란 막연한 기대감은 금물이다. 상황이 더 악화될 수도 있을 것이란 전제하에 전쟁 치르듯 총력을 쏟아야 한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