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중충한 농촌마을이 화려한 컬러풀 빌리지로 바뀌고 있다. 상주포도의 대명사인 팔음산 포도 생산지인 상주시 화동면이 향기 머금은 문화마을로 탈바꿈하고 있다. 화동면 소재지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게 화려한 색상과 다양한 글씨체로 바뀐 상점 간판들. 수십년 동안 내버려두었던 을씨년스런 간판들이 저마다 새옷으로 갈아입고 맵시를 자랑하고 있다.
시골마을이 이렇게 화사한 모습으로 변신한 것은 최영숙(41) 면장의 아이디어. 상주시의 유일한 여성 면장답게 화동면 전체를 포근하고 따사로운 마을로 변화시키고 있다. 최 면장은 "농촌지역 면소재지의 공통적인 이미지는 색이 바래고 너덜너덜한 상점 간판들과 어지럽게 들어선 후줄근한 건물들"이라며 "이래서야 누가 들어와 살고 싶은 마음이 들겠느냐"고 되물었다.
그래서 여성 면장 특유의 감성을 살려 면소재지부터 칙칙한 분위기를 바꿔 나가기로 결심한 것. 주민들 대부분이 포도 농사로 소득도 높은 편이기 때문에 모양새만 조금 바꾸면 더 정감나고 살기좋은 농촌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지난해 8월 지역 유지들을 모아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사업명칭을 '향기나는 문화마을'로 정했다. 가장 먼저 추진한 것은 마을의 얼굴인 '상점 간판 바꾸기'. 주민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정류소 간판부터 삽화를 곁들여 맵시있게 바꿨다.
이름이 없던 이발소도 '아빠 이용소'로 모습을 일신했고, 식당과 다방, 노래연습장도 화려하고 정겨운 얼굴로 다시 태어났다. 처음엔 반신반의하던 상점 주인들이 너도나도 동참했다. 이제는 화동면 소재지인 이소리의 상가 간판 절반 이상이 바뀌었다.
간판 교체를 통해 분위기를 바꾼 화동면은 이젠 거리 디자인에 나서고 있다. 칙칙한 건물 벽에는 화동면의 특성을 살린 삽화를 그려 넣는다. 봄이 되면 도로변에 꽃과 조경수도 심을 계획이다. 제2의 새마을 사업인 '컬러풀 마을'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최 면장은 "전국 최고의 팔음산 포도 생산지라는 특성을 최대한 살린 컬러풀 빌리지로 조성해 한번 가보고 싶은 곳, 귀농하고 싶은 마을로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상주·이홍섭기자 h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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