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연수입 수십억 강사, 高3 뺨치는 열공열공

전국구로 통하는 '스타 강사'들은 정상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 눈물나는 노력을 했다. 수십억원의 고액 연봉을 받는 강사들이 들려주고 보여주는 강의가 과연 얼마나 효과가 있느냐는 부분은 논란이 있겠지만 적어도 그런 노력이 있었기에 수만명의 수강생이 몰려다니고 수년간 평가 속에도 꿋꿋이 버텨왔다고 볼 수도 있다. 이들 스타 강사는 중소기업을 방불케 할 만큼 조직적이다.

언어영역 스타강사인 이근갑(41)씨는 문제 개발에만 연간 2억원 이상을 투자한다. 세무서에 공식적으로 신고하는 연간 수입만 20억원이 넘는다. 매년 30권 정도의 책을 내는데, 이씨 아래 일하는 인력만 8명이나 된다. 대학원 박사과정에 있는 전문가들로서 교재 연구 외에도 인터넷 게시판에 응답하는 사람까지 따로 있을 정도다. 직접 문제를 만들기 때문에 그에 드는 비용도 만만찮다. 문제 하나 만드는 데 보통 8만~9만원의 비용이 들며, 책 한 권을 만들려면 출제비만 1천만원이 넘게 나간다고 한다.

누적 수강생이 80만명인 외국어영역 강사 김기훈(39)씨는 교재 개발을 위해 매년 절반은 미국에서 머문다. 영어를 전공한 현지 원어민들을 직접 고용, 영어 지문을 개발하기 위해서. 품질이 보장된 지문이 나오고 저작권 문제도 해결할 수 있기 때문. 다른 스타강사들도 적게는 5명에서 10명까지 흔히 '새끼 강사'로 불리는 강사 지망생을 두고 상담, 교재 개발, 동영상 제작 등을 함께한다.

수리영역 우형철(45) 강사는 지난해 교재 매출을 뺀 강의 수입이 43억원, 세금만 7억여원에 이른다고 한다. 43억원 매출에서 우씨가 가져가는 수입은 절반. 하지만 나가는 돈도 엄청나다. 연간 문제를 사오는 돈만 1억원. 수능출제 위원으로 참석한 경험이 있는 교사들을 섭외해서 문제를 사온다. 한 문제당 10만원 정도를 주는데, 사온 문제 중 80%는 버린다고 한다. 살아남은 20%의 문제를 최신 유형에 맞게 다시 바꾸도록 조교들에게 요구한다. 이들 조교는 수학과 박사과정 인력들로 20여명에 이른다.

공교육 교사들 중에도 EBS를 통해 널리 알려진 전국구 스타 강사들이 있다. 이들 역시 초인적인 노력이 뒷받침됐다. 언어영역 장희민 교사는 매일 오전 1시에 잠들어서 오전 5시면 일어나 강의자료를 준비한다고. 수리영역 심주석 교사는 연간 수리영역 문제집 50권 분량인 1만개 문제를 푼다고 한다. 좋은 문제나 기억에 남는 문제는 따로 모아둔 뒤 학교 학생들에게도 나눠 주고 인강에도 활용한다.

김수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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