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살아가는 이야기)엄마 채근에 6년 개근상

엄마는 나보고 그랬다. 6년이란 긴 터널을 걸어오느라 수고했노라고 먹고픈 거 없느냐고 하시는데 갑자기 묻는 질문에 생각이 떠오르지 않아 탕수육이라고 말했다.

졸업식 전날, 우리 담임 선생님께서는 마침표를 찍을 시간이 다가왔다면서 6학년 8반 1번부터 번호 순서대로 손을 깨끗이 닦아주면서 용기를 심어줄 때 작별의 날이 하루 남았다는 걸 실감했다. 졸업식이 있는 바로 오늘, 난 6년 개근상이랑 다른 상도 받았지만 6년 개근이 젤 좋은 상이라 했다. 엄마 때문인 것 같다. 엄마는 다른 요구사항은 이해해 주는데 때로 몸이 아파 결석하려는 나에게 머리가 터지도록 아파도 학교는 가라고 하셨기 때문에 6년 개근상을 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졸업식을 마치고 계단을 내려오니 현관에서부터 정문까지 한 줄 나란히 후배들이 박수를 치며 졸업을 축하해 줬다. 우리 담임 선생님의 마지막 악수로 작별을 고하고 정든 교정을 빠져나오자 그 직전까지 몰랐던 아쉬움이 밀려왔다. 졸업 기념으로 시켜준 탕수육을 아무리 먹어도 채워지지 않은 허전함 때문에 난 전화기를 잡았다. 나랑 놀아줄 친구들 다 모여라.

양성규(대구 북구 복현2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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