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리 학교] 울릉 남양초교 '별 밝히는 공부방'

▲ 울릉군 남양초교는 공부방과 다양한 방과후 프로그램을 운영해 학생들이 대도시 학교 부럽지 않은 혜택을 받고 있다. 남양초교 제공
▲ 울릉군 남양초교는 공부방과 다양한 방과후 프로그램을 운영해 학생들이 대도시 학교 부럽지 않은 혜택을 받고 있다. 남양초교 제공

경북 울릉군 서면에 있는 남양초등학교는 전교생이 42명에 불과한 '작은 학교'다. 하지만 교사나 학생들의 학습 열기는 대도시 학교에 처지지 않는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려는 듯 이 학교는 지난해 10월 실시된 전국 단위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좋은 결과를 거뒀다. 이 평가에서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1명도 없었다. 특히 수학 영역에선 6학년 전 학생이 '보통학력 이상'의 좋은 성적을 얻었다. 몇 년 전부터 진행하고 있는 '불 밝히는 공부방'의 효과가 컸다.

김창덕 교사는 "주변엔 학원도 없고 이용할 만한 놀이시설도 없어 방과 후에 학생들이 도시 아이들처럼 뭔가를 하려고 해도 할 만한 게 없다"고 말했다. 그래서 남양초교는 '불 밝히는 공부방'을 만들었다. 20명 정도의 희망 학생을 받아 8명의 교사들이 교대로 매주 두차례 3시간씩 공부방을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공부방엔 교과 보충 수업뿐 아니라 탁구 같은 체육이나 게임 등도 진행하면서 학생들이 공부에 흥미를 붙이도록 유도하고 있다.

사이버교육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 경북교육연구원이 운영하는 사이버가정학습에 어려운 과목을 중심으로 강좌를 개설해 학생들이 수강하도록 하고 있다. 수업 시간에는 사이버강좌 내용과 관련된 토론을 하면서 이를 수행평가에도 활용하고 있다.

분교에서 공부하는 6학년 김두영(13)군이 혜택을 많이 봤다. 두영이는 "같은 학년 친구가 아무도 없다 보니 아무래도 학습 의욕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이버가정학습을 열심히 한 결과 성적이 부쩍 올랐고 이를 수기로 써 지난 9월 에듀넷 전국사이버가정학습 학생수기 부문에서 장려상을 받기도 했다.

이 학교는 방과후학교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플루트와 과학공작, 미술 등 프로그램이 10개 정도나 돼서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개별지도를 받을 수 있다. 당연히 학생들의 참여도도 높다.

김 교사는 "올해 울릉도 학교들이 '돌봄학교'로 지정됨에 따라 '놀토'(토요 휴업일)나 방학 동안 다양한 교육복지 프로그램이 운영될 예정이어서 앞으로 학생들의 학력 향상과 만족도를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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