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너무 좋은 커피맛! 그것은 천번의 입맞춤 보다도 더 달콤하고 잘 익은 포도주보다도 부드럽지요. 전 커피를 꼭 마셔야만 돼요. 내게 한번 쏘시겠다면, 그저, 제 커피잔만 가득 채워 주세요!
바흐의 '커피 칸타타' '아, 커피의 맛은 정말!'이라는 곡의 가사다. 커피 칸타타는 17,18세기(바로크 시대)에 가장 성행했던 성악곡 형식. 여러 곡으로 이뤄져 있는데 그 중에서 가장 유명한 아리아는 칸타타 속의 젊은 딸이 부른 이 곡이다. 커피를 좋아하는 딸과 그걸 걱정스레 생각해서 절제하길 희망하는 아버지의 내용인데, 그 시대에 커피라는 게 나오면서 보수파와 진보파로 나눠진 시대상을 잘 반영하고 있다.
프랑스 소설가인 발자크(1597~1654년)는 하루에 100잔 이상의 커피를 마셨다고 한다. 그후 프랑스에서는 많은 예술인과 문인들이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인생을 논하고 작품을 설계해 나갔다. 이렇듯 수많은 예술인들의 섬세함과 여유, 업적들이 커피의 향에서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조심스런 추측으로 커피 예찬을 해본다.
커피 마니아들은 커피를 대하면 '초콜릿향' '꽃향' '스모크향''흙냄새' 등으로 그 향을 말하지만 대다수는 그 커피가 그 커피 인 것 같고 쓴맛만 난다고 말한다. 이렇듯 커피에서는 향 외에 맛으로 쓴맛이 대표적이지만 달고 시고 짜고 쓴 느낌 모두를 경험할 수 있다. 커피향 만큼 부드럽고 유혹적인 것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커피향은 은은하고 또한 매혹적이다. 커피 한 잔으로 인생의 깊고 진한 맛을 느끼기 위해 에스프레소 잔을 들기도 하지만 때론 부드러움에 뒤감기기 위해 커피를 덮고 있는 우유 거품을 입 술에 가득 묻혀보기도 한다.
커피 특유의 향과 맛을 느낄 수 있는 원두커피는 플레이버(Flavor)를 강조한다. 플레이버(Flavor)는 입안에 커피를 머금었을 때 전체적으로 느끼게 되는 향과 맛, 느낌 등을 통칭하는 말이다. 플레이버를 구성하는 대표 요소로는 바디(body)'아로마(aroma)'신맛 등이 있다. 이는 와인의 맛을 표현할 때와 같은 것으로 아주 좋은 느낌의 와인을 두고 '풀바디'라고 하니, 아주 좋은 맛을 지닌 커피를 평가할 때도 '풀바디'라고 해도 좋을 듯 싶다.
'바디'란 입에 머금었을 때 입 전체에 차오르는 밀도와 농도, 점성을 뜻한다. 또 아로마는 미각으로 느끼는 향을 두고 일컫는 말이다. 과일향(fruity)'와인향(winy)'꽃향(floral)'매콤함(spicy) 등은 대부분 코가 아닌 혀로 느끼는 향을 표현한 것으로 엄밀히 따지면 맛과는 무관하다.
커피 한 모금을 입에 넣으면 혀의 위와 밑을 지나 목구멍으로 넘어간다.
이 통로를 지나면서 느껴지는 향과 목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의 향, 넘어간 후 코와 입에 차오르거나 남은 향 등은 모두가 조금씩 다를 수 있으며, 향의 정도도 차이가 날 수 있다. 이 같은 목넘김에 있어서 코와 입으로 맡을 수 있는 그윽한 향과 마신 뒤의 고유 맛의 여운 때문에 대다수 사람들이 커피를 마시고, 빠져드는 것이 아닐까 싶다.
커피의 대표적인 맛인 신맛은 커피의 고유 맛으로 과일을 먹을 때의 신맛과는 다르다. 커피의 신맛은 주로 커피가 목으로 넘어갈 때 순간적으로 혀끝에 느껴지는 강한 맛으로 목넘김 뒤에는 사라진다.
황재성기자 jsgold@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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