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비오톱 이야기]왜 우유를 먹니?

아이들에게 "왜 우유를 먹니?" 라고 물어본 적이 있다. 좋아서 먹는 아이도 있지만 대부분이 "엄마가 먹으래요"라고 했다. "엄마가 왜 먹으라고 할까?"라고 물어보니 "키가 큰다고요" "영양분이 많다고요" 등의 답이 나온다. 그러면 엄마들이 생각하는 우유와 실제 우유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①영양이 풍부하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단백질, 고칼로리 식품을 먹으면 먹을수록 좋다고 가르쳐 왔지만 자연의 법칙에는 적당량이라는 것이 있다. 식물의 영양을 예로 들면 필수적인 질소를 많이 주면 성장이 멈추고, 잎만 무성해 열매가 맺히지 않는다. 사람도 단백질을 과다 섭취하면 몸은 커지지만 번식력은 약해지며 병에 걸리기도 쉽다. 우유는 송아지가 먹는 것이므로 송아지가 자라는데 적합한 영양형태로 구성돼 있다. 송아지 체중은 갓 태어나면 50kg정도 에서 1년이 지나면 100kg가량 된다. 몸을 크게 하기 위한 영양소가 우유이다. 하지만 소는 사람에 비해 뇌기능이 현저히 떨어진다. 원래 아이들에게는 사람의 모유를, 송아지에게는 우유를 먹이는 것이 원칙이다.

②동양인 중 상당수에게는 유당효소가 없다.

유당 분해효소인 락타아제는 어린아이일 때만 활발하게 활동하며 이유기가 되면 어른과 같은 수준이 된다. 아무리 우유를 먹어도 그 속에 들어있는 유당을 분해할 수 없다. 이런 유당이 소장까지 가서 장을 자극, 설사를 유발하거나 나쁜 물질을 만들어 몸 상태가 나빠진다. 동양인은 농경인으로 원래 우유를 마시지 않았다. 유당을 분해하는 락타아제의 기능은 절대로 다시 좋아지지 않는다.

③우유는 칼슘의 보고다?

실제 우유의 칼슘은 100g중 110mg정도로 적다. 이에 비해 말린 새우는 우유의 65배인 7천100mg의 칼슘이 들어있다. 마른멸치는 1천500mg, 깨는 1천200mg, 김은 720mg, 대두는 240mg을 함유하고 있다. 따라서 아이의 키를 키우고 싶다면 우유 보다는 멸치 새우볶음 깨강정 김구이 두유 등을 먹이는 게 더 좋다.

④우유는 오히려 뼈를 약하게 한다?

우유 속에 들어있는 단백질과 나트륨은 칼슘을 배출시키고 뼈로부터 단백질을 끌어내 신장을 통해 나가도록 하는 작용을 한다. 동물성 단백질은 우리 몸의 산성화를 부추기는데 산성을 중화하기 위해 칼슘을 빼앗아 오게 된다. 결국 우유에 들어있는 단백질과 나트륨으로 인해 우리 몸의 칼슘은 더 많이 빠져나간다. 골다공증에는 우유보다는 오렌지쥬스가 더 좋다는 미국의 실험결과가 있다.

⑤성장기에 키를 크게 한다?

우유를 많이 마신다고 키가 크는 것은 아니다. 우유에 칼슘이 들어있긴 하지만 칼슘이 실제로 뼈를 튼튼하게 하고 키를 크게 하기 위해서는 비타민D'마그네슘'구리'아연'크롬'철 등 여러 가지 미세원소가 필요하다. 이런 영양소 보충을 위해서는 신선한 야채와 나물, 과일 등을 평소 꾸준히 먹어야 한다.

⑥성장촉진제 먹인 젖소?

젖소들은 좁은 우리 안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며 방부제'항생제'신경안정제'성장촉진제 등이 첨가된 사료를 먹는다. 우유의 양을 더 늘리기 위해 BST란 유전공학적 성장호르몬을 맞히기도 한다. 항생제도 계속 맞는다.

성장촉진제는 성장을 촉진할 뿐만 아니라 노화도 촉진한다. 잡초를 죽이는 제초제는 실제로 성장호르몬 성분이라고 한다. 일찍 키워서 빨리 시들어 죽게 하는 것이다. 좋지 않은 환경에서 자라는 젖소에게서 완전식품이 나올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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