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외국인들 'Buy 대구'…2007년의 두배 달해

지난 한 해 동안 대구스타디움 크기만한 대구의 땅이 외국인 소유가 됐다. 2008년 외국인에게 소유권이 넘어간 대구의 부동산은 5만2천845㎡. 2007년(2만1천103㎡)의 두 배를 넘는다.

이는 한국의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고 환율이 상승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외국인들이 가격이 하락한 국내 부동산에 눈을 돌리면서 적극적으로 'Buy Daegu'에 나섰다. 1998년 외국인 투자유치를 위해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이 전면 개방된 이후 지난해까지 외국인이 보유한 대구의 토지는 149만4천640㎡로 늘었다. 외국인들은 2005년 토지를 대거 보유했다가 팔아넘긴 후 2007년부터 또다시 사들이고 있는 추세다.

대구 전체 토지(884.15㎢)의 0.17%에 불과하지만 투자 가치가 높은 곳들이 많다. 공시지가로는 6천442억4천600만원에 이른다.

10일 대구시의 외국인 토지 취득 현황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외국인들이 가장 매력을 느낀 토지는 농지와 임야로 나타났다. 수성구, 동구, 달성군 등의 그린벨트 지역 농지·임야 4만3천844㎡가 외국인 소유가 됐다. 외국인들은 주유소, 가게 등 상업용지 6천747㎡와 아파트 1천14㎡, 단독주택 1천44㎡ 등을 구입했다. 반면 그동안 취득 토지면적 상당수를 차지했던 공장용지는 단 한 건의 거래도 없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최근 지역 아파트 가격이 떨어지고 분양가 이하의 아파트들이 나오면서 외국인들이 장기적인 투자처로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국적별로는 미국인이 4만3천491㎡를 구입해 가장 많았다.

경북대 구동모 경영학부 교수는 "토지 취득자들이 외국법인보다는 미국교포 등 개인 매수자들이 훨씬 더 많았다"며 "국내 부동산 가격 하락과 환율 상승으로 외국인들은 반값에 부동산을 살 수 있는 좋은 기회로 보고 투자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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