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니카가 떨어졌다고? 정말? 역시 야구는 붙어봐야 알아요."
요즘 야구계의 가장 큰 화제는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다. 한국 대표팀이 A조 1위로 2라운드에 진출했을 뿐 아니라 예상치 못한 결과들이 속출, 흥미를 더해가면서 많은 이들의 관심이 WBC에 쏠리고 있다. 2009시즌 준비로 고심 중인 선동열 삼성 라이온즈 감독 또한 예외가 아니다. 현재 상황에 대한 나름의 평가도 덧붙이며 한국의 선전을 기원 중이다.
이번 대회에선 약체로 평가됐던 '야구 변방' 국가들의 기세가 드높다. 11일 D조의 네덜란드는 메이저리그 스타들이 즐비한 도미니카를 연장 11회 접전 끝에 2대1로 제쳤다. 8일 첫 경기에서 도미니카를 3대2로 누른 뒤 또다시 이변을 연출한 것. 이로써 네덜란드는 우승후보 0순위였던 도미니카를 밀어내고 푸에르토리코와 함께 2라운드 진출을 확정지었다.
D조에 속한 이탈리아의 분전도 돋보였다. 10일 저스틴 모어노(미네소타), 제이슨 베이(보스턴) 등 메이저리거가 대거 포진한 캐나다를 6대2로 꺾었다. 비록 미국과 베네수엘라에 밀려 2라운드 진출이 좌절됐지만 캐나다전 승리는 예상 밖의 일이었다. B조의 호주는 9일 전·현직 메이저리거로 구성된 멕시코를 17대7, 8회 콜드게임으로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이번 대회에선 이름값이 곧 승리를 부르진 못할 것"이라는 선 감독의 당초 예상이 들어맞고 있는 셈. "메이저리거들은 4월 시즌 개막에 맞춰 몸을 만드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은 이들이 많을 거예요. 게다가 자신의 몸값과 소속 메이저리그 구단에서의 위상 등을 더 중요시하는 경향이 많죠. (2006년) 1회 대회 때도 그랬어요."
메이저리거들의 상태는 물론 단기전의 특성상 선발 투수의 당일 컨디션, 투구 수 제한도 의외의 결과를 빚어낼 수 있는 변수. 때문에 선 감독은 "전력상 2대8로 뒤져도 2가 8을 이길 수 있는 것이 야구다. 단기전은 더욱 그렇다"면서 "우리 주축 투수들의 컨디션이 대체로 괜찮아 강호들을 이길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하다. 명성에 미리 주눅들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에 참가 중인 삼성 선수는 정현욱과 오승환. 빠른 공이 주무기인 두 투수는 삼성 불펜의 핵이면서 이번 대회 한국의 히든카드다. 정현욱의 연이은 호투를 언급하며 흐뭇하게 미소를 짓던 선 감독은 "대표팀 코칭스태프로부터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을 뿐 오승환의 컨디션이 나쁘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남은 경기에서 두 투수의 활약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다만 일부에서 내야 수비 강화를 위해 어깨 통증으로 귀국한 유격수 박진만을 다시 대표팀에 합류시키자는 주장이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의문을 표시했다. 그는 "박진만의 어깨 상태가 좋아지고 있어 필요하다면 언제든 다시 보내주겠다"면서도 "현재 선수들이 잘 하고 있는데 굳이 주변에서 이런 말들로 사기를 떨어뜨릴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 야구는 팀워크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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