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라, 슈베르티아데!"(Fly Schubertiade!)
참으로 오랜만에 만나는 음악 대학생들의 연합앙상블이다. 김효준(피아노), 김은지(바이올린), 김효원(비올라), 이진규(첼로), 이지현(더블베이스)과 김동명, 문성진, 이예진, 이오병 등 네 명의 새내기 작곡가들. 이들은 경북대, 계명대, 영남대 음악대학 학생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낭만파 음악의 거장 슈베르트의 음악과 새내기 작곡가들의 작품을 모아 발표하면서 그들의 미래를 향한 비상(飛上)의 꿈을 '날아라, 슈베르티아데!'로 함축성 있게 표현하고 있다. 단순히 과거의 작품들을 연주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현재 우리들이 살아가고 있는 이 시대, 대구의 젊은 목소리를 자신들의 음악을 통하여 들려주고자 하는 시도를 담고 있어 소생하는 봄날의 싱그러움을 넘어서는 기대감으로 이 연주회의 포스터를 대하게 한다. 먼저 이들의 활동이 미래 대구 음악계의 새로운 희망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대학연합작곡 동인으로 결성되어 대구 음악계에 지속적으로 좋은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단체로는 지난주에 베를린 모던아트트리오를 초청하여 작품 발표회를 가진 바 있는 하나21세기현대음악연구회(이하 '하나')가 대표적인데, '하나'는 1980년 당시 계명대, 영남대, 효성여대(현 대구가톨릭대)에서 작곡을 전공하던 10여명의 작곡학도들이 스터디 그룹(창립 리더 이철우)으로 시작하여 연구 활동과 정보 교환을 해오다가 1983년 작곡 동인으로 공식적인 활동을 시작하였다. 그 후 초기 구성원들이 대부분 외국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1996년에 임주섭 교수(영남대)가 제2대 회장을 맡으면서 그룹 이름을 하나21세기현대음악연구회(회장 권은실)로 개칭하고 제2기로 도약하였다.
또 한 단체는 80년대 중반 서울대를 비롯한 서울 몇 개 대학의 작곡과 이론을 전공하는 학생들이 교류하면서 형성되었던 '조성추구'가 있었으며, 1991년 여름 '하나'와 '조성추구'가 연합하여 대구국제현대음악제(감독 김유리)를 시작하였다. 이 음악제는 이미 대구를 대표하는 국제행사로서 19회 음악제를 준비하고 있다. 아쉬움이 남는 부분은 그 후 작곡 그룹 '조성추구'가 와해되어 버린 점이다.
그리고 현재는 구성원들이 전국적으로 흩어지면서 그 활동이 중단되었지만 계명대 작곡과 출신들을 중심으로 1985년 4월에 시작된 '작곡동인8504'가 '하나'와 쌍벽을 이루며 매월 작곡 발표회를 가지는 등 왕성한 활동으로 대구의 제2세대 현대 음악 발전에 기여하였다.
필자는 본인이 경험해 왔듯이 대학생연합 음악활동을 통해 대구 음악계의 미래를 본다. 27일 우봉아트홀에서 열리는 '날아라, 슈베르티아데!'의 연주 목록에는 슈베르트의 피아노 트리오 내림나장조(D.471)의 1악장 알레그로(빠르게)를 서곡으로 이오병의 피아노삼중주 "a Song", 문성진의 피아노삼중주 내림마장조, 김동명의 피아노삼중주 "향수-어느 살인자의 이야기", 이예진의 피아노오중주 "Salmons" 등의 작품이 발표되며, 피날레는 슈베르트의 대표작 '숭어' 5중주이다. 포스터의 디자인부터 젊음이 넘친다. 물살을 가르며 튀어 오르는 물고기의 생동감 있는 움직임처럼 이 모임의 미래를 향한 비상이 활기차기를 기대해 본다.
이철우(작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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