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증시 '꽃소식'…1,200 고지 넘을까?

꽃샘추위가 찾아왔건만 최근 주식시장에는 봄기운이 완연하다. 23일 코스피지수가 한때 1,200선을 넘어서는 등 2%가 넘는 상승세를 보인 것이다.

증시 상승의 핵이 될 수 밖에 없는 외국인들이 23일까지 5영업일 연속 '사자'에 나선 가운데 환율마저 급격한 하락세를 나타내면서 '증시 꽃소식'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200고지 또다시 등정

올들어 코스피지수는 1월과 2월 잇따라 1,200선을 건드렸지만 오래 가지 못했다. 건드리기만 했을 뿐 1,200선 안착에는 실패한 것이다.

3월 하순인 이번주(23일~27일) 들어 또다시 1,200선 안착에 대한 도전이 시작되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23일 지난주 말보다 28.56포인트(2.44%) 뛴 1,199.50으로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도 8.52p(2.13%) 상승한 409.23을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 안정세, 한국과 미국의 배드뱅크 설립에 대한 기대, 29조원 규모의 '슈퍼 추경' 잠정 확정 등이 복합적 호재로 작용했다.

23일 우리나라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지난 주말보다 달러당 20.90원 하락한 1,391.6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달 10일 1,382.90원 이후 최저 수준.

원/엔 환율 역시 지난 주말보다 46.41원 급락한 100엔당 1,446.72원까지 내려갔다.

◆증시에 어떤 힘이 있나?

외국인들은 23일까지 5거래일 연속 '사자'였다. 이날 외국인 투자자들은 1천993억원을 순매수, 5거래일째 매수세를 이어갔다. 외국인은 이에 앞서 지난 17일부터 20일까지 나흘간 2천40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이날 전기전자(827억원), 운송장비(570억원), 철강금속(261억원), 전기가스업(195억원) 등을 주로 사들였다.

금융위기가 점차 누그러지고 있고, 원/달러 환율이 하향 안정화함에 따라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완화돼 외국인 자금이 국내 증시로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 BNP파리바는 23일 보고서를 내고 원화 강세와 한국 정부의 재정 지출 확대와 같은 경기 부양책 덕분에 향후 지수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의 코스피지수가 1년 내에 1,450선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는 것이다. BNP파리바의 종전 코스피지수 예상치는 1,100선이었다.

◆이웃나라 증시도 안정세

우리 증시의 '기준점'이 될 수 밖에 없는 미국 뉴욕 증시는 23일 다우지수가 7% 가까이 폭등하는 등 급등 장세가 펼쳐졌다. 다우지수는 7,800선에 가까이 다가섰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도 7%가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으며, 나스닥 지수도 6.7%나 급등하는 등 지수가 일제히 큰폭으로 올랐다.

23일 도쿄 증시의 닛케이평균주가지수는 2개월만에 8천선을 회복했다. 이날 닛케이지수는 지난 주말에 비해 269.57p(3.39%) 상승한 8,215.53으로 마감됐다. 닛케이지수가 8천선을 회복하기는 지난 1월29일 이후 약 2개월만이다.

미국의 금융시장 안정화에 대한 기대감과 엔화약세 반전 등을 배경으로 매수세가 살아나면서 은행 등 금융주를 중심으로 폭넓은 종목에 걸쳐 주가가 올랐다.

중국 증시 역시 경기회복 기대감으로 엿새 연속 상승 랠리를 펼쳤다. 23일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주말 대비 44.39p(1.95%) 오른 2,325.48, 선전성분지수는 238.24p(2.76%) 상승한 8,885.75로 각각 거래를 마쳤다.

상하이지수가 2,300선을 회복한 것은 지난달 23일(2,305.78) 이후 1개월여만이다.

◆걸림돌은 없나?

글로벌 금융위기가 정말로 진정되어 가는지에 대한 걱정은 여전히 남아 있다.

삼성증권 김성봉 연구원은 23일 "투자자들의 기대는 점점 커지고 있지만 국내 증시의 본격적 반등을 위해서는 국내 증시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미국의 불확실성이 해소돼야 한다. 최근 코스피지수가 양호한 흐름을 보이면서 유동성 장세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지만 외국인의 공격적인 주식 매수가 유입되지 않는 한 코스피지수 1,200선 안착은 만만치 않은 도전이 될 것"이라고 했다.

외국인 이외에 주식을 계속 사들일만한 수급 주체가 있는지도 관건이다. 개인은 여전히 수급주체로서의 신뢰성이 낮다. 개인은 주가가 크게 오른 23일에도 '팔자'였다.

외국인과 함께 우리 증시를 떠받치고 있는 기관 자금역시 넉넉치 않다는 것이 대체적 분석이다.

현재 주식형 펀드의 현금 비중은 4.6%로 낮아져 있으며 주식편입 비중은 95%에 이르고 있다. 기관은 1,200선을 넘어서면 언제든지 차익실현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는 것이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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