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 속의 인물] 영화배우 말론 브랜도

말론 브랜도는 영화 '워터프런트' 이후 '대부'를 통해 1973년 다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의 기회를 얻었지만, 수상을 거절했다. 할리우드가 200년간 아메리카 인디언이 처한 아픔과 곤경을 외면한 채 상투적으로 표현하는데 항의하기 위해서였다. 우수에 젖은 눈과 어두운 표정이 그의 삶과 영화를 대변한다.

그는 폭압적인 외판원 아버지와 알코올 중독인 여배우 어머니 사이에서 1924년 오늘 태어났다. 단역배우로 활동하다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테네시 윌리엄스의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에서 스탠리 코발스키 역을 완벽하게 소화해 극찬을 받았고, 유명한 '액터스 스튜디오'의 초기 단원이 됐다. 첫 영화 '남자들'(1950년)에서 격분한 양측마비 환자 역을 연기하기 위해 한 달 동안 물리치료 병동에서 지내기도 했다.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51년) '혁명아 사파타'(52년) '율리우스 카이사르'(53년)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73년) '슈퍼맨'(78년) '지옥의 묵시록'(79년)으로 원숙미를 나타냈다.

그는 거칠고 오만한 반항아로 커 기성의 규율에 편입되기를 완강히 거부했고, 명성을 쌓고 난 뒤에는 이를 세상을 바꾸는데 활용하고자 한 이상주의자의 모습을 나타냈다. 김병구기자 k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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