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면 성분이 포함된 탈크(滑石)를 공급한 업체가 추가로 밝혀지면서 시민들의 석면공포가 고조되고 있다. 식약청은 6일 탈크 원료 제조·수입업체 37곳 중 7개 업체가 공급한 탈크에서 석면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앞으로 추가 조사 결과에 따라 판매금지 베이비파우더와 화장품 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곳곳에서 석면 탈크 사용
'석면 베이비파우더' 사태를 일으킨 원료 업체인 덕산약품공업으로부터 석면이 검출된 탈크를 공급받은 업체는 화장품업체 1곳과 제약회사 100여개, 의료기기업체 및 병의원 180여곳이다.
식약청은 6일 이들 회사에 대한 1차확인 결과 문제의 탈크를 공급받는 ㈜로쎄앙의 '로쎄앙 휘니쉬 훼이스 파우더, '로쎄앙 더블쉐이딩 콤팩트'(10호, 20호), '로쎄앙 퍼펙션 메이크업 베이스', '로쎄앙 퍼펙션 훼이스 칼라' 등 5품목에 대해 판매금지와 회수조치를 내렸다. 따라서 석면 탈크와 관련해 판매금지된 베이비파우더 또는 화장품은 16개 품목으로 늘었다.
또 식약청 관계자는 "덕수약품공업의 원료를 사용한 업체 상당수는 의약품으로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며 "같은 원료를 쓴 의약품에 대해 판매금지 및 회수 조치를 내릴지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날 식약청의 검사결과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던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은 화장품 업체 중 영세업체 한 곳만이 문제가 된 것으로 드러나자 안도하는 분위기였다. 지역 한 백화점 화장품매장 관계자는 "백화점 입점 브랜드 제조사에 일일이 확인한 결과 외국계 제품이 많은데다 국내 제품들도 외국으로 수출하는 화장품이 많아 일찌감치 유럽 기준에 맞추고 있어 해당사항이 없었다"고 말했다.
◆시민들 석면 공포
화장품의 경우 얼굴에 바르는 제품이어서 피부에 흡수될 가능성이 베이비파우더보다 더 높다. 그때문에 화장품을 많이 쓰는 여성들의 불안도 확산하고 있다. 회사원 조희주(28·여)씨는 "인체에 해로운 물질로 화장품을 만들었다면 피부 트러블이 생길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며 "뉴스를 접한 뒤부터 화장품 사기가 망설여진다"고 했다.
주부 강주원(32)씨는 "엄마는 석면 화장품을 쓰고, 아기는 석면 베이비파우더를 쓰면서 온 가족이 석면에 노출돼 있었던 것 아니냐"며 "식약청은 지금껏 뭐하고 있었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시민들의 불안이 확산하면서 집단 소송 움직임도 일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이 지난 3일 개소한 석면 베이비파우더 피해신고센터에는 지금까지 1천 건이 넘는 제보와 피해신고가 접수됐다. 환경운동연합은 오는 8일 '석면 베이비파우더 피해자 집단소송 예비모임'을 열고 인터넷 카페 등의 소송 모임 회원들과 연합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계획이다. 또 6일 석면이 검출된 베이비파우더 수입업체와 석면파우더 제조사, 식약청, 노동부 관계자 등을 직무유기 혐의로 서울지방경찰청에 고발했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탈크(talc)란?=활석(滑石)이라고 불리며 운모와 같은 결정구조를 가지는 암석. 색깔은 백색, 은백색, 담녹색 등이 있으며 아트지(紙)를 가공할 때 재료가 되거나 화장품, 보온용 내화재 등에 사용된다. 주산지는 북아메리카, 프랑스, 이탈리아, 중국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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