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삼성, 천적 히어로즈와 3연전…막강불펜 총동원 승부수

'아직 유니콘의 뿔이 닳지 않고 남아 있을까.' 2009시즌 개막과 더불어 2연승, 상큼하게 출발한 삼성 라이온즈가 히어로즈와 원정 3연전(7~9일)을 벌인다. 전신인 현대 유니콘스 시절부터 삼성이 고전했던 전력이 있는 터라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된다.

지난해 7위였던 히어로즈가 올 시즌 약진하리라 전망하는 이들은 많지 않지만 그들이 꾸린 선발 투수진은 남부럽지 않다. 특히 마일영, 장원삼, 이현승으로 이어지는 좌완 투수 3인방이 돋보인다. 여기에 부활을 예고하고 있는 김수경이 가세한다. 문제는 삼성과의 3연전에서 '장원삼-이현승-마일영'이 나란히 등판할 것으로 보인다는 점. 삼성으로선 껄끄러울 수 밖에 없다.

장원삼은 지난 연말 삼성과 히어로즈간 트레이드 파동의 주인공인데 공교롭게도 시즌 첫 대결에서 맞닥뜨렸다. 그는 지난해 삼성전 3경기에 나서 2승(평균자책점 2.96)을 챙긴, 삼성의 '천적'. 삼성은 그를 상대로 타율 0.250에 그쳤다. 장원삼은 컨디션 난조로 개막전 선발 자리를 마일영에게 내줬는데 그의 회복이 더디다면 삼성의 상승세가 이어질 공산이 크다.

다만 삼성 타선이 좌완 투수에게 약해 이번 3연전이 더욱 힘들 것이라 보는 시각도 있지만 이는 사실과 차이가 있다. 삼성은 지난해 좌완 투수를 상대했을 때 팀 타율보다 2리가 높은 0.260을 기록했다. 더구나 이현승을 상대로는 타율 0.296, 마일영에게는 타율 0.315를 찍었다. 이들이 수준급 투수이긴 하지만 전례를 따져봐도 공략하지 못할 상대는 아닌 셈이다.

정작 문제는 내부에 있다. 삼성의 3연전 예상 선발은 '프란시스코 크루세타-조진호(차우찬)-배영수'. 특히 크루세타와 배영수는 올 시즌 삼성 선발진의 변수이기도 하다. 클리프 브룸바를 중심으로 뭉친 히어로즈의 타선은 무시 못할 파괴력을 갖추고 있는데 이들이 최소 5이닝을 2, 3실점 내로 버텨야 권혁, 안지만, 정현욱으로 구성된 '필승 계투조'를 동원할 수 있다.

이번 3연전은 삼성 불펜의 두터움을 시험하는 무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 크루세타는 시범경기에서 제구가 불안해 고전했고 배영수는 아직 전성기 때 구위를 회복하지 못한 데다 목덜미에 통증이 있어 등판이 불투명하다. 결국 '필승 계투조' 외에 차우찬, 김상수, 지승민, 최원제 등 젊은 불펜이 경기 중반 이후를 잘 지켜낸다면 삼성의 발걸음은 한결 가벼워질 것으로 보인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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