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의대 박상철 교수팀은 우리나라 百歲人(백세인)들을 체계적으로 연구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들 超長壽人(초장수인)들을 全數(전수) 조사한 결과 호적에 生年(생년)이 잘못 기재됐거나 먼저 죽은 언니 호적을 그대로 물려받았거나 해서 실제로는 아직 100세가 못 된 이가 적잖다는 사실을 찾아내 행정기관 통계수치의 오류를 바로잡기도 했다.
박 교수팀이 밝혀낸 진실은 더 흥미롭다. 100세 이상이라면 거개 갖고 있을 공통분모를 추출해낸 것인데, 세 가지였다. 식사시간이 일정하고, 식사량이 일정하며, 일상생활에서 운동량이 많다는 것이다.
연구를 주도한 박 교수는 공통점들을 과장해서 이렇게 말했다. "백세인들을 모시는 사람은 대부분 며느리다. 그런데 밭에서 인터뷰를 하던 -자유로운 대화를 위해 백세인이 기거하는 집이 아닌 바깥에서 만나는 것이다- 며느리가 화들짝 놀라며 집으로 뛰어가는 일이 자주 생기더라는 것. 알고 보니 점심, 저녁밥이 5분이라도 늦으면 불호령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또, 백세인들이 우리와 면담할 때 과자나 과일을 드시는 경우가 있는데 그러면 다음 식사에서는 그만큼 덜 자신다. 마지막으로, 백세인을 찾아 전국을 다녔더니 저절로 어느 집인지 짐작되더라. 마을 어귀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꼭대기 집에 사시는 것이다. 동네 안팎 나들이를 하려면 많이 움직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오래 사는 것을 바라지 않는 이는 없을 것이다. 不死(불사)는 아니더라도 장수하고 싶은 것은 次善(차선)의 선택이다. 그런데 백세인에 대한 연구의 行間(행간)을 보면 후천적인 관리보다 선천적인 유전의 영향을 더 받는 것으로 보인다. 암, 고혈압 같은 질환에서 일반인보다 백세인이 압도적으로 자유로운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불사는 불가능하고, 장수는 유전자에 더 크게 좌우된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지난 2월 善終(선종)하신 고 김수환 추기경의 각막 기증 이후 臟器(장기) 기증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특히 천주교계가 적극적이다. 12일 부활절 대축일을 앞두고 장기 나눔의 열기는 한층 뜨겁다.
單代(단대)의 滅絶(멸절)을 뛰어넘으려는 자연의 이치가 자손 번식이다. 여기에 장기 기증은 장수를 향한 인간의 새로운 지혜가 될 것 같다. 장기를 기증해서 다른 사람이 새 생명을 얻는다면 나는 계속 살아 있는 것이 아닐까?
이상훈 북부지역본부장 azzz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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