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700자 읽기]더 건방진 우리말 달인

엄민용 지음/다산초당 펴냄

도심 근처 숲에서도 흔히 발견할 수 있는 '청설모'. 다람쥐보다 조금 크고 털빛이 거무튀튀한 녀석. 그러나 이 녀석의 이름은 '날다람쥐'다. 청설모는 동물 이름이 아니라 노루털, 토끼털, 여우털처럼 날다람쥐의 털을 가리키는 말이다. '날다람쥐'에 청설모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거무튀튀한 털색이 햇빛에 반사돼 푸른빛이 도는 듯 보이기 때문이다.

김유정의 소설 '동백꽃'에는 '노란 동백꽃'이라는 표현이 나온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동백꽃은 늦겨울에서 초봄까지 피고, 그 빛깔은 희거나 붉다. 김유정의 소설 속에 등장했던 꽃은 생강나무 꽃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생강나무는 이른 봄 노란 꽃을 피운다.

봄에 산과 들을 붉게 물들이는 '연산홍'. 그러나 이 꽃의 바른 이름은 '영산홍'이다. '차선을 그리다'는 틀린 표현이고 '차선을 긋다'가 맞는 표현이다. 흔히 반말을 함부로 하는 사람에게 '반말짓거리하지 말라'고 하지만 틀린 표현이다. '반말지거리'가 맞는 표현이다.

이 책 '더 건방진 우리말 달인'은 아리송한 우리말을 흥미롭게 슬슬 읽으면서 익힐 수 있도록 만든 책이다. 생활 속에서 흔히 잘못 쓰는 낱말과 보고서, 기안서 작성, 띄어쓰기와 외래어 표기법 등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놓았다. 330쪽, 1만3천원.

조두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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