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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도로 낸다고 20년 기다렸지만…" 상인들 뿔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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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그마치 20년을 기다렸습니다."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작은 점포를 운영하는 김모(54)씨는 요즘 중구청을 드나드는 일이 잦다. 점포 앞 소방도로 확장공사가 언제쯤 시작될지 궁금해서다. 김씨는 "20여년 전부터 도시계획상에 상가 앞 소방도로가 포함돼 있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계속 미뤄지고 있다"며 "구청에 물어봐도 속 시원하게 대답해주는 공무원이 한명도 없다"고 답답해 했다.

일명 동성로 '늑대골목'으로 통하는 남성의류상가 밀집지역 상인들은 화가 단단히 났다. 20년 전부터 폭 4m, 길이 80m 소방도로가 폭 8m로 확장된다는 말이 나돌았지만 지금껏 착공할 기미조차 보이지 않기 때문.

상인들은 "늑대골목과 통신골목에서 달구벌대로로 이어지는 소방도로가 좁아 일대 상권이 고사 직전이어서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고 했다. 30년째 이곳에서 옷 장사를 하고 있다는 이모(58)씨는 "좁은 소방도로로 다니는 차량 때문에 손님들이 쇼핑보다는 차를 피하느라 정신이 없다. 자칫 차에 부딪혀 다칠지도 모르는데 누가 이곳을 찾겠느냐"고 하소연했다.

특히 2년 전 늑대골목에서 삼덕동 1가를 잇는 소방도로(폭 8m, 길이 100m)가 새로 생기면서 상인들의 불만이 더욱 커졌다. 구청이 사람들이 잘 다니지도 않는 길에는 35억원의 공사비를 쏟아 단장하고 정작 상인들의 생계가 걸려 있는 도로확장에는 무관심하다는 것이다.

21일 상인들이 불만을 터뜨린 새 소방도로는 도로 옆으로 고작 서너 곳의 점포만 들어섰을 뿐 오가는 이가 거의 없었다. 도로가에는 채 완공되지 않은 건물과 앞마당이 삼각형 모양으로 잘려나간 집 외엔 텅 비어있었다. 인근 한 상인은 "통행량이 적은 곳에 길을 만들어놓는 바람에 상가도 들어서지 않고 도시 미관만 해쳐 이 일대 상권이 죽어가고 있다"고 언성을 높였다.

중구청 관계자는 "주택가였던 이곳에 소방도로를 내면서 일부 지주들이 도로에 포함되지 않은 자투리땅은 팔지 않아 남은 땅들이 도로 양옆으로 촘촘히 박혀 있어 미관상 좋지 않다"고 인정했다. 이 관계자는 "소방도로 신설은 중기지방재정계획에 따라 공사 순번을 정해 놓고 공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예산 문제로 공사 추진이 계속 늦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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