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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백두를 가다] 세금 나르는 마차 행렬 10리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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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송 심부자댁을 아시나요."

청송의 심부자댁은 취재 과정에서 그 부(富)가 얼마나 대단한지 일행도 놀랐다. 송소고택(99칸)의 '덕천 심부자댁'은 그 부가 '9대 쌀 2만섬(1섬당 140kg)'으로 대표된다. 조선 팔도 어디를 가나 자기 땅이 없는 곳이 없었다고 한다.

구한말 나라에서 화폐로 세금을 납부하라고 지시하자 당시 안계(지금의 의성군)에 있는 심부자댁 소유 전답을 처리해 화폐로 바꾸니 안계 고을의 돈이 전부 심부자댁에 모이게 됐다고 한다. 이 돈을 지금의 청송군 파천면 지경리 호박골로 옮기는데, 그 실어 나르는 행렬이 10리(4km)에 달했다고도 한다.

또 다른 에피소드 하나. 어느 날 한밤중에 도둑이 든다는 소문을 듣고 심부자댁 식구들은 전부 피신을 하고 안방마님 혼자서 집을 지키고 있었다. 밤이 되어 도둑 수십명이 침입해 닥치는 대로 기물을 부수자 마님이 "기물을 부술 것 없이 고방(창고)을 열어 줄 테니 갖고 싶은 만큼 가져 가라"고 했다는 것. 도둑들이 돈을 한 짐씩 지고 간 뒤에도 남은 돈으로 송소고택을 지었다고 하니 부가 얼마나 컸는 지 짐작이 간다.

심부자댁은 1950년대 이후에도 그 부가 일반인들의 상상을 초월했다. 청송인들에 따르면 당시 춘궁기에 벌목차량 2대로 하루 4대 분량(트럭당 110가마·1가마는 80kg)의 벼를 3개월 이상 정미소에 실어 날랐다고 하니 그 수량이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송소고택은 일제 강점기 청송 등 경북 북부지역에 유림들을 중심으로 항일의병운동이 일어났을 때 의병들의 군자금도 조달했다고 하니 송소고택 가문의 부와 명예가 지금까지 세간에 오르내리고 있는 것이 아닐까. 이종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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