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28.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이 2005년 7월 맨유 입단 후 처음으로 '꿈의 무대'에서 득점포를 가동하며 큰 무대에 강한 체질임을 다시 한번 과시했다. 박지성은 6일 새벽 영국 런던의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스날과의 2008-2009 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 원정 경기에 선발로 나서 선제골을 기록하며 팀을 결승전으로 이끌었다. 이날 3대1로 승리한 맨유는 지난 시즌에 이어 올 시즌에도 결승에 올라 거스 히딩크 감독의 첼시(잉글랜드)-FC바르셀로나(스페인)전 승자와 28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대회 우승컵을 놓고 격돌한다.
맨유는 웨인 루니를 최전방에 세우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박지성을 좌·우 측면에 배치한 4-3-3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안데르손과 마이클 캐릭, 대런 플레처가 중원을 책임졌다.
박지성은 경기가 시작되면서 곧바로 자신의 진가를 드러냈다. 경기 시작 8분 만에 페널티지역 왼쪽을 파고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왼발로 절묘한 땅볼 패스를 찔러주자 골 지역 오른쪽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터뜨린 것. 박지성은 수비수 키에란 깁스가 몸의 중심을 잃고 넘어지는 틈을 놓치지 않고 뒤로 미끄러지면서 오른발을 갖다댔고 공은 반대편 골망을 세차게 흔들었다. 준결승 1차전 홈 경기에서 1대0 승리를 거뒀던 맨유가 아스날의 역전 승리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결정적인 골이었다.
맨유는 3분 뒤 호날두가 전매 특허인 '무회전 프리킥'으로 추가골을 넣어 점수 차를 벌렸다. 호날두의 오른발 끝을 떠난 공은 아스날 미드필드 오른쪽에서 30여m를 날아가 골문 구석에 그대로 꽂혔다. 다급해진 아스날은 이후 파상 공세를 펼쳤지만 효과적이지 못했고, 전반 18분 루니의 중거리 슛을 알무니아가 몸을 던져 쳐내는 등 위협적인 장면은 오히려 맨유가 더 만들어냈다.
전반을 2대0으로 마친 맨유는 변화없이 후반을 맞았다. 박지성의 활약도 계속됐다. 후반 7분 박지성으로부터 공을 받은 호날두가 아크 왼쪽에서 날린 왼발슛이 알무니아의 선방에 막히는 등 맨유는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후반 16분 맨유의 세 번째 골도 박지성이 한 몫 했다. 역습 상황에서 호날두의 패스를 받은 박지성이 중앙으로 공을 몰다 아스날 진영 왼쪽으로 쇄도하던 루니에게 연결했다. 루니가 다시 공을 중앙으로 내주자 달려들던 호날두가 오른발슛으로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맨유는 경기 종료 15분여를 남겨두고 미드필더 플레처가 아스날의 세스크 파브레가스에게 페널티지역 안에서 반칙을 해 바로 퇴장당하면서 페널티킥으로 한 골을 내줬다.
경기 후 영국 언론도 박지성의 활약에 후한 점수를 줬다. 스포츠전 문채널 스카이스포츠는 박지성에게 평점 8점을 줬다. 9점을 받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 이어 맨유는 물론 양팀 선수 통틀어서도 두 번째로 높은 평점이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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