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맥' 문학으로 등단한 김정숙 시인이 첫 시집 '여로의 물빛'을 출간했다. 시인은 봄의 포근함에 대해, 여름의 넘치는 생명력에 대해, 가을의 결실과 풍요, 상실과 허무에 대해, 그리고 겨울의 깊은 잠에 대해 노래한다. 그녀가 시작(詩作)에 쓰는 언어는 간결하고, 그 언어에는 모성적 감성과 자연 회귀의 꿈이 배어있다.
시인은 무심히 오고 가는 세월을 따라 이제는 황혼 앞에 선 사람에 대해, 가족과 전통적인 부덕에 대해 모성적 시선으로 이야기한다. 시인은 고향과 어린 시절을 그리워하다가도 삶의 풍랑 앞에 힘들어하기도 한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시인은 앞으로 난 오솔길을 따라 자연으로 돌아가야 하는 삶을 긍정하고 있다.
'축 처진 몸뚱이/ 당신이 끌어안습니다/ 하늘이 묶어 놓은 듯/ 쇠사슬 같은 인연 하나 걸치고/ 당신과 나는 황혼의 길모퉁이 섰습니다/ (중략) 황혼이 왜 이리 아름다운지/ 남은 햇살이 왜 이리 눈부신지/ 알 듯도 하건만 되돌아설 수는 없습니다 (하략)' -부부- 중에서.
이 시 '부부'에서 시인은 살면서 좋은 일만 있었던 것이 아닐 '부부의 인연'을 보살피고, 그 질긴 인연 안에서 함께 황혼을 맞이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아내의 남편에 대한 감사와 애정은 누이 같은 느낌, 어쩌면 어머니의 품 같은 느낌을 준다. 127쪽, 7천원. 조두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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