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속의 인물] 유대인 학살 기안자 하이드리히

1942년 5월 27일 오전 10시 30분 체코 프라하 중심가에 수류탄 1발이 터졌다. 영국 정보부로부터 암살명령을 받고 낙하산으로 투하된 체코 망명군인들의 짓이었다. 표적은 출근하던 나치 정보기관 수장이자 보헤미아-모라비아 보호령 총독대리인 '라인하르트 하이드리히'(Reinhard Heydrich'1904~1942년).

폐와 복부에 파편이 박힌 하이드리히는 회복 조짐을 보이다 6월 4일 사망했다. 히틀러의 총애를 받은 그는 유대인 대학살의 기안자였다.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태어나 해군장교 근무 중 나치 친위대에 가입했다. 게슈타포가 비밀경찰로 악명을 떨치게 된 것도 그의 조직력과 추진력 때문이었다.

나치의 보복은 잔혹했다. 프라하 인근 농촌마을 리디체를 아예 지도상에서 지워버렸다. 남자 주민 172명은 처형됐고 여자들은 수용소로 보내졌다. 교회에 숨어있던 레지스탕스 7명은 동료의 배신으로 사살되거나 자살했다. 이 사건을 다룬 영화로는 '새벽의 7인' (원제 Operation Daybreak'1975년작)이 있다. 사실감과 오락성을 갖춘 수작으로, 여러 번 봐도 전혀 지겹지 않다. 박병선 사회1부장 l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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