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돈]우리 돈 역사

경제혼란땐 긴급통화 조치…소득 높아지면 고액권 발행

5만원권 지폐가 23일부터 시중에 유통된다. 한국은행은 지폐번호 1~100번까지는 화폐금융박물관에 전시하고 101~20,000번까지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인터넷경매를 실시할 계획이다. 5만원권 앞면은 신사임당 초상과 함께 신사임당 작품인 '묵포도도'와 '초충도수병' 가운데 가지 그림으로 장식된다. 뒷면 도안에는 조선중기 화가 어몽룡의 '월매도'와 이정의 '풍죽도'가 사용됐다. 국내 지폐에 여성 초상이 단독으로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화폐 도안을 보면 시대의 흐름을 일정 부분 읽을 수 있다. 발행 당시 사람들의 가치관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5만원권 지폐발행을 계기로 우리나라 화폐와 도안의 역사를 살펴봤다.

◆1950~52년

#50년 7월 22일 최초의 한국은행권 발행

1950년 설립된 한국은행은 6'25 전쟁 중인 1950년 7월 22일 최초의 한국은행권인 1천원권과 100원권을 발행했는데 1천원권에는 이승만과 당초문양, 100원권에는 광화문과 당초문양이 들어갔다. 1952년에는 이승만'파고다공원을 넣은 새로운 도안의 1천원권과 500원권이 발행됐다.

◆1953~61년

#경제 혼란 극복위해 화폐단위 환으로 변경

전쟁 여파로 경제가 큰 혼란에 빠짐에 따라 이를 타개하기 위해 1953년 2월 화폐단위를 원에서 환으로 변경하는 긴급통화조치가 단행됐다. 이때 발행된 1천환권, 100환권, 10환권에는 거북선'한국은행 휘장, 5환권과 1환권에는 당초문양'한국은행 휘장이 삽입됐다. 1954년에 나온 신100환권과 1956년의 500환권, 1957년의 신1천환권, 1958년의 신500환권 앞면에는 당시 대통령이었던 이승만 초상이 들어갔다. 하지만 이승만이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뒤 1960년 새로 발행된 1천환권과 1961년 나온 500환권에는 초상 인물이 세종대왕으로 바뀌었다. 1959년에는 주화가 처음 발행되었는데 100환에는 이승만, 50환에는 거북선, 10환에는 무궁화가 들어갔다.

◆1962~69년

#경제개발 5개년 계획 추진, 긴급통화조치 단행

1962년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추진하면서 화폐가치를 10대 1로 절하하고 단위도 환에서 원으로 변경하는 긴급통화조치가 또 단행됐다. 당시 발행된 500원권에는 남대문'성화, 100원권에는 독립문'성화, 50원권에는 해금강 총석정'성화, 10원권, 5원권, 1원권에는 한국은행 휘장'액면이 표시됐다. 이후 첨성대'거북선으로 도안을 바꾼 10원권과 독립문'경회루가 들어간 100원권, 당초문양이 들어간 10전권과 50전권이 발행됐다. 1965년에는 세종대왕'한국은행 본점이 들어간 100원권, 1966년에는 남대문'거북선이 삽입된 500원권과 함께 10원(다보탑), 5원(거북선), 1원(무궁화)짜리 동전도 주조됐다. 1969년에는 파고다공원과 봉화가 들어간 새로운 50원권이 선보였다.

◆1970~81년

#현재의 액면체계 갖춰…100원'50원 동전 발행

1970년대는 화폐가 현재의 액면체계를 갖춘 시기다. 한국은행은 1970년 100원짜리, 1972년 50원짜리 동전을 발행하여 지폐를 대체했다. 그리고 국민소득이 증가하면서 고액권 발행의 필요성이 높아짐에 따라 1972년 5천원권, 1973년 1만원권을 발행한데 이어 1975년에는 중간금액인 1천원권도 내놓았다. 또 1973년 500원권, 1977년 5천원권, 1979년에는 1만원권의 디자인을 변경했다.

도안으로는 100원짜리 동전에는 이순신, 50원짜리에는 벼이삭, 1천원권에는 이황'도산서원, 5천원권에는 이이'한국은행 본점, 1만원권에는 세종대왕'경복궁 근정전이 채택되었으며 수정된 500원권에는 이순신'현충사, 5천원권에는 이이'오죽헌, 1만원권에는 세종대왕'경회루가 삽입됐다.

◆1982~2005년

#500원 동전 발행, 지폐 위조방지 장치 강화

1982년 학이 새겨진 500원짜리 동전이 발행되면서 500원권 지폐가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주화별로 다소 차이를 보였던 액면표시 및 숫자를 일정한 크기와 배열로 조정했으며 시각장애인용 점자표시와 함께 부분 노출 은선, 미세문자, 색변환 잉크, 돌출 은화 등 위조방지 장치가 강화된 지폐가 발행됐다.

◆2006년 이후

#홀로그램 등 첨단 위조방지 장치, 세련된 디자인으로

위조방지 장치가 첨단화하고 디자인면에서도 예술적 세련미가 가미된 시기다. 컴퓨터 발달로 위조기술이 정교해지자 홀로그램 등 첨단 위조방지 장치 적용이 대폭 확대됐다. 화폐 앞면에 등장하는 인물은 바뀌지 않았으나 뒷면 도안에는 미술, 과학 등으로 소재가 다양화됐다. 2006년 발행된 5천원권에는 오죽헌 대신 신사임당 초충도, 2007년 제조된 1만원권에는 경회루 대신 혼천의, 1천원권에는 도산서원 대신 계상정거도가 들어갔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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