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전원도시의 송전탑 알레르기

전기공급 송전선로 신설 맞서 주민 생존권 보장 요구

대구 달성군 가창면 가창댐을 끼고 청도 각북면 방면 헐티재에 올라서면 커다란 플래카드가 전원도시, 청도의 이미지를 해치고 있다. 재 정상에서부터 각북 방면으로 도로변에 잇따라 설치돼 있는 플래카드의 내용이 섬뜩하게 와닿는다. '35만볼트 전자파 왠말이냐? 주민 생명 보장하라' '각북면민 생존권, 한국전력은 살려내라' '35만볼트 전자파, 누가 각북면에 살겠느냐' 등의 구호가 적혀 있다.

이곳을 지나는 사람들은 무엇 때문에 이같은 플래카드가 나붙었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문구대로 강력한 송전탑이 세워지는 것일까, 인체에는 무해할까….

한국전력 대구건설소 측에 알아본 결과 이 사업은 '345KV(34만5천V) 북경남(창녕) 분기 송전선로 건설공사'로 300여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돼 지난 1월 착공, 2011년 4월까지 진행된다. 쉽게 말하면 급증하는 전력수요에 대비해 신고리원자력발전소에서 창녕을 거쳐 대구까지 전기를 공급하는 송전선로를 신설하는 사업이다.

이에 주민들는 전자파 등 피해를 우려하며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 각북면 상평리 횡단구간 700m를 지하화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상태. 계획대로 건설될 경우 345KV의 송전선이 지상 80m 위를 지나가게 되기 때문이다.

주민들이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며, 송전선로 및 송전탑 설치를 반대하고 있지만 한전 측은 한마디로 "지중화 요구는 들어줄 수 없다"고 단언한다. 한전 측은 "인체에 무해하며, 주변 환경에도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피해가 있을 경우 상응한 대책과 조치가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면서 "미관상 좋지 않다는 것은 인정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송전시설은 국가의 사회간접자본시설로 미래 전기 수요량을 예측, 이미 수년 전에 계획된 중장기사업인 만큼 중도 사업 계획변경 등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황재성기자 jsgold@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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