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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정의 별의 별이야기]미니 앨범 '라스트 크라이' 발표 로커 문희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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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문희준(31)은 심지가 굳은 로커다. 많은 사람들은 아이돌 그룹 H.O.T 출신인 그가 2001년 솔로 가수로 변신하며 록 음악을 한다고 했을 때 반신반의하는 눈길을 보냈었다. 그러나 문희준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우직하게 한 길을 걸었다. 그런 그에게 이제 팬들은 '로커'라는 수식어를 서슴지 않고 달아준다.

문희준이 록 장르의 새 앨범을 냈다. '라스트 크라이'(Last Cry)라는 제목의 미니앨범이다. 제목처럼 앨범은 슬픔의 정서를 가득 담았다. 3곡의 신곡은 모두 문희준의 작품이다. 그는 앨범 프로듀싱과 작사'작곡'편곡을 모두 자신의 힘으로 해냈다. 록 음악에 대한 문희준의 진정성이 강하게 느껴졌다.

"팬들이 고집스럽게 음악을 하는 제 모습을 좋아해 주시네요. 내 음악을 하면서 책임감도 많이 느꼈습니다. 인기는 H.O,T 시절에 많이 경험을 해 봤기 때문에 그걸 따라가고 싶진 않았습니다. 유행과 별개로 정말 좋아하는 음악을 하고 싶었고 그 진정성을 봐 주셔서 감사하죠. 이제는 인간적으로 편하게 제 음악을 믿어주시는 것 같아요."

신보 타이틀곡 '토이'(TOY)는 이유조차 모른 채 이별을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에 처한 남자의 상처와 고통을 표현한 곡이다. '토이'라는 제목은 사랑을 장난감처럼 여기는 사람들을 꼬집기 위해 붙였다. 일렉트로니카와 록이 절묘하게 섞인 웅장한 노래다. 오케스트라 연주까지 더해져 귀가 꽉 찰 정도로 사운드가 화려하다. 강하면서도 슬픈 사운드가 일품이다.

"요즘 사랑이 참 빠르게 바뀌잖아요. 인스턴트 사랑을 하는 사람과 한 사람을 진짜로 바라봤던 사람의 얘기를 담은 노래예요. 그런 사랑에 대해 꼬집고 싶기도 했고요. 전 사랑에 빠지면 한 명만 바라보는 스타일이에요. 조선시대에 태어났으면 연애를 참 잘했을 것 같아요."

음반에는 이 밖에도 프리템포의 발라드 넘버 '난 둘이라서…넌 혼자라서'와 강한 록 사운드를 담은 '와이' (Why) 등이 담겼다.

"그간 제 고집만 피운 것 같아서 팬들을 위해 발라드곡을 넣었습니다. 발라드지만 그 안에서 새로운 시도를 많이 했죠. '와이'는 우울증에 대한 얘기죠.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에서 오는 우울증을 그렸어요. 나 역시 우울증에 시달려 고통을 받은 적이 있었는데 전 대처를 잘 하지 못했어요. 우울증이 얼마나 위험한 병인지를 제가 너무나 절실히 느껴서, 그 얘길 노래에 담았습니다."

모든 사람이 알고 있듯, 지금의 로커 문희준이 있기까지는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H.O.T 시절부터 록 음악에 심취해 있던 문희준은 솔로로 데뷔하자마자 로커로 변신하는 데 주저함이 없었다. 그러나 아이돌 그룹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그의 음악은 이유 없이 평가절하를 당했다. 댄스 음악을 하고 아이돌 시절 같은 명랑한 모습만 보여줬으면 아무런 탈이 나지 않을 일이었다. 그런데 그는 그 길을 택하지 않았다.

"죽을 때까지 음악을 할 건데 거짓으로 저를 포장할 순 없었습니다. 내가 하고 싶은 음악과 하고 싶은 얘기를 해야 했어요. 팬들도 록 음악을 하면 등을 돌릴 것이라 생각했죠. 물론 예상보다 이 음악을 하는 것에 대한 시련은 크게 왔고 또 길게 왔죠. 하지만 팬들에게는 진심이 통했나봐요. 우직하게 신념을 따르는 저를 좋게 봐 주셨어요."

대중의 냉소적인 태도는 더욱 문희준을 힘들게 했다. 그러나 그렇게 쉽게 포기할 그가 아니었다.

"사람들은 제가 하지도 않은 얘기를 자기들끼리 만들어서 퍼트렸어요. 전 녹음실에 처박혀서 음악만 했기 때문에 전혀 상황을 알지 못했고요. 회사에서도 저에게 알려주질 않았어요. 충격을 받을 것 같았거나, 아니면 신경 쓸 일이 아니라고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다 잘못된 것들이니까 시간이 지나면 괜찮을 줄 알았는데 그 시간이 조금 오래 갔어요. 해명할 게 없어서 해명할 수도 없었죠."

문희준은 말로서가 아니라, 음악으로서 그의 진정성을 조금씩 알려나갔다. 소프트록이나 모던록이 아닌, 강한 비트의 록 사운드를 고집스럽게 발표하면서 로커 문희준의 이미지를 잡아 나갔다. "음악으로 부귀영화를 누릴 생각은 7년 전에 버렸다"는 그는 자신을 채찍질해서 꾸준하게 뮤지션으로 성장해 나갔다.

"저도 대중가수니까 마냥 하고 싶은 것만 할 순 없었어요. 록 사운드의 강도에 대한 고민이 많았죠. 어느 정도까지의 수준을 유지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요. 하지만 록을 하지 않으려고 한 적은 없어요."

문희준은 솔로 1, 2집 발매 당시에는 댄스 장르로 구분됐던 음반이 3집부터는 자연스럽게 록 장르로 분류 되던 순간의 기쁨을 잊지 못한다고 했다. 그의 열정에 세상도 그를 점차 로커로 인정했던 것이다.

록 음악의 전도사인 문희준은 이제 자식 같은 노래들을 많이 알리고 싶은 욕심이 크다. 그는 "아이를 낳는 것보다 곡을 쓰는 게 힘들어 보인다"는 자신의 어머니 얘길 꺼내며, "정말 산고 이상의 고통을 겪으며 만든 노래들이라 정말 대중의 예쁨을 많이 받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문희준은 앞으로도 록 사운드에 기반한 음악을 고수할 생각이다. 록을 베이스로 다양한 변주를 하겠지만 다시 댄스를 할 생각은 없다. "춤을 다시 추지는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하는 그다.

문희준은 현재 MBC 시트콤 '태희 혜교 지현이'에 출연 중이다. 연기자 활동도 하고 있는 셈이다. 한 달을 거절하다 합류하게 된 시트콤이다. 또 SBS 예능 프로그램 '절친노트' MC로도 활약하고 있다.

"예능 프로그램을 쉬지 않고 하다 보니까 음반도 조금 늦게 나왔고 곡수도 적어졌어요. 그 점에 대해선 팬들에게 죄송하죠. 물론 음악을 위해 방송을 한 것이긴 합니다. 마음의 여유가 있어야 곡의 아이디어도 얻게 되는데 그러질 못했어요. 곡수가 적은 대신 한 곡 한 곡 잘 만들어 들려드리고 싶었습니다."

문희준은 한국 록 음악이 발전하는 데 더 많은 힘을보태고 싶다. 다른 가수가 록 음악을 한다면 자신의 곡을 줄 생각도 있다. 더 좋은 음악으로 토종 로커보다 해외 로커들에게 관대한 한국 록 팬들의 마음을 바꾸고 싶기도 하다. 록에 대한 그의 열정은 끝이 없었다.

"죽을 때까지 음악을 하겠지만, 만족하는 음악은 없을 것 같다"는 문희준의 말에서 뜨거운 진심이 묻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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