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피플&피플]뮤지컬 전문 합창단 '뮤클'

'대구뮤지컬페스티벌에 뮤지컬 전문 합창단이 떴다!'

제3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전야제와 프린지 무대에서 뮤지컬 노래 '맘마미아 메들리' '러브체인지 에브리싱(Love change everything)'을 선보인 뮤지컬 전문 합창단. 60여명으로 이뤄진 이들은 뮤지컬과 클래식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뮤클'(http://cafe.daum.net/muklepresents)의 회원들이다. 5월 재창단 후 첫 무대를 대구에서 가졌다. 뮤지컬이 대중화되면서 뮤지컬을 사랑하는 소비자들이 또 다른 문화의 생산자가 되는, 이른바 문화의 프로슈머(prosumer)가 된 것이다.

지휘자 두 명과 반주자 세 명까지 갖춘 이들 합창단은 대구'부산'울산에서 각각 매주 연습한 후 한 무대에 서게 된다. 회원들은 "큰 무대에 서게 돼 자부심이 크고 좋은 추억을 갖게 됐다"며 만족해했다.

뮤클은 대구'부산'울산 등 영남권 회원 1만여명이 활동하고 있는 동호회다. 이 가운데 대구 사람은 4천여명.

뮤클의 역사는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뮤지컬 DVD 상영회가 계기가 돼 카페가 결성된 이후 뮤지컬과 클래식 공연 관람을 주요 활동으로 한다.

국내 각종 뮤지컬을 단체관람할 때면 150~200명이 움직이기 때문에 티켓 교섭력도 생긴다. 그래서 좋은 공연을 조금 더 저렴하게 볼 기회도 있다. 좋은 공연이 열리면 서울은 물론 해외 원정대도 꾸려진다. 2003년 뮤클 결성 이래로 10여차례 공연을 위해 해외로 떠났다. 일본 도쿄, 홍콩, 스위스, 오스트리아 등 좋은 공연이 열리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 나선다. 이달 말 스위스와 오스트리아로 9명이 떠날 예정이다. 벌써 100명이 넘는 회원들이 해외 공연을 관람하고 왔다. '팔자 좋은 이야기'라고 치부하기 쉽지만 이들은 평소에 돈을 아껴 낮엔 문화관광, 밤에는 공연을 관람한다. 합리적이고 알뜰하게 다녀오기 때문에 한번 다녀온 사람들은 마니아가 된다.

이렇게 국내외 뮤지컬을 두루 다니기 때문에 뮤지컬 전문 평론가 못지않은 식견을 가진 회원들도 여럿이다. 이들에게 대구뮤지컬페스티벌은 현재 어떤 모습일까. 카페 운영자 이상훈씨에게 물었다.

"부산국제영화제도 4, 5회부터 탄력을 받기 시작해 세계적인 영화제로 자리 잡았어요.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겠지만 올해 세돌을 맞은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은 꽤 성공적인 모습입니다. 아시아에서 유일한 뮤지컬페스티벌인데다 짧은 시간에 많은 공연을 관람할 수 있어 의의가 큽니다."

전국적으로 우위에 랭킹되는 규모 때문에 국내 공연계는 물론 해외에서도 알아준다. 특히 뮤지컬 노래 부르기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시도한 것. 뮤지컬 상영회도 가장 먼저 시작했다. "지금이야 보기 쉽지만 '노트르담 드 파리' 공연 DVD가 발매되자마자 입수해 번역을 직접 해서 같이 관람하기도 했죠. 그만큼 열정이 큽니다."

뮤클은 초심을 지켜나가는 것이 목표다. "순수 동호회인 만큼 건전한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문화계에서 작은 역할을 해나가고 싶다"는 것이 뮤클의 현재이자, 미래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