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부모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면 현상금이라도 내걸겠어요."
엘리자베스 맘그렌(31·여)씨는 절박했다. 그녀는 자신의 친부모를 찾기 위해 지난달 27일 한국을 방문했다. 1982년 7월 30일 머나먼 북구의 땅 스웨덴의 한 가정으로 입양된 지 만 27년 만의 일이다. 2007년 8월 첫 방문 당시에도 자신의 출생의 흔적을 찾아 헤맸지만 허탕만 쳤다. 해외입양인연대(GOAL)의 도움을 얻어 파악한 것은 자신이 발견된 일시와 장소, 입양 때까지 머물렀던 장소가 다였다.
맘그렌씨의 본명은 권순영이다. 1978년 9월 9일생. 그러나 둘 다 진짜 이름과 생일은 아니다. 그녀가 머물렀던 대구 남산동 백백합보육원(현 대구 샤르트르 바오로 수녀회) '아동 카드'에 따르면 권순영은 발견자, 생일은 추정일자다. 맘그렌씨는 1979년 9월 7일 오후 8시경 대구 서구 노원3가 504 당시 돌공장 담 밑에 버려져 있는 것을 집주인 권순영씨가 발견해 신고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맘그렌씨가 친부모를 찾을 단서라곤 이 기록과 입양되기 전 찍은 낡은 사진 1장, 그리고 언제 생겼는지 알 수 없는 왼쪽 이마에 흉터가 전부다.
"친부모를 찾으면 같이 시간을 보내며 지나간 세월에 대해 얘기하겠어요"라는 맘그렌씨는 "그동안 할 수 있는 일은 이제 다 했다"고 했다. 차분한 말투로 인터뷰를 이어간 그녀는 "분명히 저를 버린 이유가 있었을 거예요. 친부모를 원망하진 않아요"라며 친부모와 꼭 상봉하기를 바랐다. 그리고 친부모를 찾을 때까지 계속 대구를 찾아오겠다는 결의를 다짐했다.
"어쨌든 대구는 내 고향이니까요."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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