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로 공연장들이 상당히 조용해진 7월 하순. 그래도 의미있는 음악회들이 있어서 올 여름은 음악과 함께 특별한 여름 보내기를 계획할 수도 있을 것 같다. 27일부터 두류공원 코오롱야외공연장에서 연일 펼쳐질 잔디밭 음악회 납량 퍼레이드2009(대구문화예술회관 주최). 해병대와 육군, 공군본부군악대를 비롯한 전국우수콘서트밴드 초청 연주회를 시작으로 중요무형문화제초청공연 등이 거의 여름내내 이어진다. 이 음악회는 연주자나 연주 단체가 격의 없이 어우러지는 마당놀이이며, 이 시간을 즐기는 많은 시민들에게는 음악이 있는 축제의 자리가 된다.
그리고 클래식의 격식을 떠나 좀 특별한 음악의 자유와 의미를 느껴보고 싶은 애호가들에게 권하고 싶은 두 개의 음악회가 있다.
30일에 수성아트피아 무학홀에서 열리는 돋움음악회 - 쟁 앙상블, 운란 초청연주회. 이 음악회는 돋움공동체가 매달 1회씩 개최하는 정서장애우와 그 가정을 돕기 위한 사랑의 음악회 시리즈 중 하나로서 대구의 대표적인 자선 음악회이다. 돋움공동체의 대표인 작곡가 이상만은 본인이 한 정서 장애우의 아버지이다. 그래서 발달장애의 어려움을 세상에 알리고 이해의 폭을 넓히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어보자는 의도로 시작한 지 어언 다섯 해를 넘고 있다. 그 동안 많은 음악인들과 음악단체가 무상으로 봉사하면서 공동체의 목적을 위해 수고해 왔다. 이러한 사실은 음악인들의 정신이 살아 있음을 보여주는 단면이어서 흐뭇하기 그지없다. 연주단체 쟁 앙상블 운란은 김용호 경북도립국악단 악장을 중심으로 대구와 부산 시립국악단의 아쟁 연주자 6인으로 구성된 악단이다. 아쟁은 전통 음악에서 유일한 저음부를 맡고 있는 현악기로서 마치 서양음악 관현악단의 첼로와 같이 활로 연주하는 악기이다. 우리 전통 음악의 깊은 맛을 다소 대중성을 추구하는 작품들과 함께 만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다. 문의 053-784-1541.
그리고 또 한 음악회는 8월1일 봉산문화회관에서 열리는 정은주의 'We are the Vocalists.' 소리 연주자가 그리 흔하지 않은 대구의 현실에서 보컬리스트 정은주는 상당히 긴 시간 고독한 개척자 생활을 해온 성악가이다. 영남대 성악과를 졸업하고 필그림 합창단의 단원으로 두 번이나 세계합창올림픽 그랑프리를 경험하였다. 전통적인 클래식 성악 전공자로서 소리연주자의 길을 선택한 데에는 필그림 합창단 이제준 지휘자의 격려와 조련이 적지 않게 작용하였다. 그는 그녀의 재능을 발견하고 자신감을 키워주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2000년을 넘으면서 시작된 그녀의 연주는 어느 순간부터인가 혼이 담긴 연주로 청중들이 소름돋음을 경험하게 하고 있으며, 그녀는 이미 대구나 서울이라는 지역의 경계를 넘어 한 사람의 자연인 연주자로서 독보적인 자기 세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시각장애우돕기 콘서트를 비롯하여 사회의 음지를 찾아 아픔을 나누는 사랑의 봉사자, 희망의 메신저로서의 역할 또한 그녀에게 있어서 중요한 인생의 사명의 한 부분이다. 작곡가나 연주자에게 있어서 그들의 삶의 정신이 작품의 내면세계에 적지 않게 영향을 끼치듯, 소리꾼에게도 그가 가진 정신이나 삶의 철학이 예술적 표현에 적지 않게 영향을 끼침을 무시할 수 없다. 다소 대중적인 클래식들이 연주되는 점은 편안히 음악을 대하게 하는 장점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도 한 소리예술가 보컬리스트 정은주와 대구의 보컬리스트들을 알게 되는 좋은 기회가 되기를 원한다. 문의 010-7602-1963.
작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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