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정사에 도착하자마자 정념 주지 스님을 만나고 싶었지만 하안거(夏安居·여름에 외출을 금하고 일정기간 수행하는 것)에 들어갔다고 했다. 월정사에서 차로 20분 정도 비포장 길을 달려 산 중턱에 위치한 상원사의 주지인 인광(印廣·45) 스님을 만났다. 정념 주지 스님의 첫 상좌(上佐)인데다 마침 이번 단기출가학교 학감을 맡고 있었다.
인광 스님은 "단기출가학교는 속세의 집착을 버리고 새로운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행복 충전소"라며 "수행처, 수행자, 신도, 프로그램의 4박자가 잘 맞아떨어져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스님은 "매 기수마다 다양성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마음을 어느 정도 비우고 온 행자들"이라며 "그 비운 곳을 맑고 맑게 스스로 채워가는 과정이며, 겸허해질 수 있는 기회"라고 했다.
스님은 삶에 대해 "마음을 편하게 하기 위해 사는 것"이라고 정의한 뒤 "나와 남을 이롭게 한다는 생각으로 봉사하고 이타적 삶을 살면 번뇌에 휩싸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단기출가나 템플스테이의 경쟁률이 더 높아지는 걸 보면 그만큼 현대인이 삶에 지쳐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100년도 못 사는 인생인데 천년, 만년의 근심은 하지 말고 보리심(깨달음을 향한 마음)으로 정진하라"고 조언했다.
인광 스님은 정념 주지 스님의 상좌로 경희대 지리학과를 졸업한 뒤 28세에 출가했다. 이 전에 가야산 해인사, 팔공산 파계사 등에서 교육, 계율 등을 담당했다. 월정사 총무국장을 역임하다 상원사 주지 스님이 됐다. 그는 미적 감각도 뛰어나 접견실 내부 디자인도 직접 꾸몄다.
권성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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