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장마' 역대 최장 46일 기록 갈아치울까

대구기상대 "올 장마 내달 5일 지나야 끝나"

올해 장마가 역대 가장 긴 장마로 기록될 수 있을까?

지루했던 비가 멈추고 파란 하늘이 나타났지만 아직 장마가 끝난 것은 아니다. 대구기상대는 "현재 장마전선은 남해상으로 남하해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 장마가 완전히 끝났다고는 볼 수 없다"며 "장마전선이 다음주 초 한반도에 약하게 영향을 미친 뒤 북쪽으로 올라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가장 긴 장마?

대구기상대에 따르면 이르면 내달 5일(46일째)은 넘어서야 장마가 끝이 난다. 따라서 올 장마는 '역대 가장 긴 장마'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올해 장마는 지난달 21일쯤 시작돼 벌써 40일째 계속되다 30일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 기상대 관계자는 "장마가 끝나는 시점은 북태평양 기단이 확장해 한반도가 완전히 고기압의 영향권에 들어갔을 때이며 이때 장마전선은 한반도를 통과해 만주 북쪽으로 완전히 밀려 올라가게 된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남부지역에서 역대 가장 긴 장마로 기록된 것은 지난 1974년. 평소보다 이른 6월 16일쯤 장마가 시작돼 7월 31일까지 무려 46일간이나 지속됐다. 또 1980년에는 6월 16일쯤 장마가 시작돼 7월 30일까지 45일간 이어졌다.

남부지역 평균 장마 기간은 31일로 보통 6월 22일과 23일쯤 시작돼 7월 22일과 23일쯤 끝나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 8월까지 장마가 이어지는 것은 이례적이다. 남부지역의 경우 장마가 8월까지 이어진 것은 1987년(8월 8일까지)과 1991년(8월 2일까지) 두 차례뿐이다. 하지만 이때는 장마의 시작시기가 각각 7월 1일과 6월 26일로 평소보다 늦었다. 이 때문에 장마의 지속 기간도 각각 39일과 38일로 그리 길지 않았다.

◆물 폭탄 비켜나고 가뭄 완전 해갈

올 장마의 특징은 지루하게 내리는 비와 일부 지역에 쏟아붓는 국지성 호우였다. 올 장마가 시작된 6월 21일 이후 대구지역에 비가 내리지 않은 날은 13일이다. 이달 들어서는 6일을 제외하고는 계속해 비가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장마기간 현재까지 내린 비의 양은 471.6㎜로, 지난 1973년 이후 36년 동안 7번째로 비를 많이 뿌린 장마가 됐다. 최근 10년 동안 가장 많은 비가 내린 것은 2006년으로 568㎜의 비가 내렸으며, 2007년과 2008년은 각각 173㎜, 200㎜의 비가 내려 '마른 장마'였다.

대구는 이번 장마기간에 분지라는 지형적 특성의 효과를 톡톡히 봤다. 이 기간 동안 다른 지역은 물폭탄을 맞아 각종 수해를 입었지만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대구는 물폭탄을 비켜갈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 가장 많은 비가 내렸던 6월 22일과 7월 15일에도 각각 57.5㎜, 47.5㎜의 강우량을 기록하는 데 그쳤고, 나머지는 0~30㎜의 그리 많지 않은 비가 내렸다. 부산(90㎜), 장흥(57㎜), 광주(70㎜), 마산(59㎜) 등이 올 장마 기간 동안 역대 가장 많은 시간당 강우 기록을 갈아치운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기상청 관계자는 "올 장마는 최근 10년 중 남서류(남해상에서 발달한 온난다습한 바람)가 가장 발달한데다 작년에 비해 1.6배 많은 수증기가 유입되면서 강우량이 많고 기간도 길었다"고 분석했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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