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소속인 김완주 전북지사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감사 편지를 보낸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로 구성된 '민생정치모임'은 2일 성명을 내고 "김완주 지사는 민주당원에게 사죄하고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또 "당이 이명박 정권을 반민주 반민생 정권으로 규정하고 사생결단의 투쟁을 하고 있는 시점에 정권 측에 용비어천가를 진상하는 것은 심각한 배신 행위"라며 "광역단체장의 편지까지 공개한 청와대도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앞서 김 지사는 지난달 29일 "대통령님 감사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제목으로 A4용지 3장 반 분량의 편지를 이 대통령에게 보냈다. 청와대가 지난달 31일 공개한 편지에서 김 지사는 "저와 전북도민들은 대통령님께 큰절 올립니다"고 운을 뗀 뒤 "정부가 발표한 새만금 종합계획안이 도민들에게 기쁨과 희망을 안겨줬다"고 말했다.
김 지사의 편지를 청와대가 공개한 것은 자신감의 표현으로 해석되고 있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편지 공개는 다분히 정무적 판단에 따른 것"이라며 "정치적 불모지나 다름없던 전북 지역 민심이 호의적으로 바뀌고 있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파장이 일자 김 지사는 "행정적 지원에 고맙다고 표현한 것일 뿐이며 정치적 확대 해석은 하지 말아 달라"고 해명했다. 실제로 그는 편지에서 "날개를 단 새만금이 날기 위해서는 군산공항 확장과 새만금신항만 건설이 필요하다"며 "우리의 간절한 염원을 들어주셨듯 새만금이 날개를 활짝 펼 수 있도록 훈풍을 불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한편 김 지사의 '깜짝 행동'은 첨단의료복합단지 등 대형 국책사업 유치에 목매고 있는 대구경북 지역이 타산지석으로 삼아야한다는 이야기도 서울 관가와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다. TK 출신 여권 한 관계자는 "전북이 새만금 사업을 위해 도지사를 중심으로 엄청난 노력을 한 것은 물론 당적을 떠나 용기 있게 감사 표시를 한 것을 대구경북은 배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 후 공조를 결의한 대구-광주 사례와 동서7축고속도로, 대구-광주 고속철도 등 현안을 놓고 영호남이 한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에 대해 '신선하다'는 반응이 청와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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