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민기자] 대구 서구 '자전거 무료 수리센터' 희망근로사업

자전거 병원, 고쳐서 좋고 공짜라서 더 좋고…

구현철(42·내당4동)씨 부부는 지난 5일 대구 서구 자전거 무료수리센터에 왔다가 놀랐다. 브레이크를 무료로 수리 받고 자전거 자물쇠도 이천원에 구입했기 때문이다. 구씨 부부는 "공짜 수리에 부품도 너무 싸다"며 자전거 2대를 점검받고 흐뭇하게 센터를 나섰다.

대구 서구청 뒤편에 위치한 '서구 자전거 무료수리센터'는 희망근로사업의 하나다. 올 6월부터 11월까지 운영하는 한시적 사업으로 주민들의 자전거 이용을 늘리기 위한 서구청의 발상에서 시작됐다. 근로인원은 6명.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오전 9시~오후 6시) 근무한다. 예산 4천5백만원을 들여 32.5㎡의 공간에 33종의 장비가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공기주입, 바퀴살, 펑크 등의 간단한 고장수리는 무료다. 부품 교체 때는 원가만 받는다. 하루 평균 20여건이 접수되고 간단한 점검과 수리까지 치면 그 수를 훨씬 넘는다. 센터는 잠시 동안에도 6팀이나 수리를 해 갈 정도로 사람들과 자전거로 연방 북적댔다.

달서구 주민도 이곳을 찾았다. 신태순(52·여·감삼동)씨는 "다른 지역 주민인데도 무료로 수리를 해주고 친절하게 대해주니 고맙다. 다음에도 이용하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어느새 힘없이 들어 왔던 신씨의 자전거는 기술자들의 손을 걸쳐 수리가 끝나자 생생하게 변모했다.

수리센터 이유준(60)씨는 20년 경력의 자전거 기술자다. 다른 근로자들은 수리할 때마다 그의 기술을 꼼꼼히 배우고 있다. 2개월이 지난 지금, 이들은 하나같이 자전거 기술자로 거듭났다.

김태호(48)씨는 희망근로가 끝나면 자전거 사업을 할 것이라며 차근히 준비 중이다. 팀의 막내인 이성화씨도 마찬가지다. 김재문(60)씨는 "모두 열정이 대단하다. 대부분 이곳에서 터득한 기술로 자전거 사업에 뛰어들 생각이다. 한순간도 놓칠세라 기술 연마에 더운 줄도 모른다"고 귀띔했다.

수리센터는 방학 중이라 학생들이 붐볐다. 학생들만큼은 부품을 교체해도 부품비를 받지 않았다. 용돈이 부족한 학생들에 대한 배려다. 때로는 먼 곳에서 차에 수리할 자전거를 싣고 오기도 해 인기를 실감케 했다. 오후 내내 6명의 센터 기술자들은 땡볕을 등지고 일하면서도 얼굴에는 미소를 손에는 연장을 놓지 않았다.

한편 서구청은 '자전거 무료 순회 수리반'도 운영하고있다. 원거리 동네 주민을 위한 찾아가는 서비스인 셈이다. 8월부터 11월까지 주1회 목요일(오전10시~오후5시)에 각 동 주민센터 앞에서 임시천막을 치고 수리센터 기술자 4명이 자전거를 수리해준다. 앞으로 서구 자전거 무료수리센터는 11월 운영결과에 따라 이용인원, 주민만족도, 효과 등을 분석한 후, 확대할 계획이다. 문의 서구청 건설방재과 자전거문화담당(053)663-2983, 서구 자전거 무료수리센터 (053)663-3584.

글·사진 최영화시민기자 chyoha618@hanmail.net

사진설명 : 초등학생들이 서구 자전거 무료수리센터를 찾아와 고장난 자전거를 수리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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