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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욱의 달구벌이야기](32)대표적 먹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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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국밥에 막걸리 한 사발…"고향에 왔네"

▲3대째 가업을 이어가고 있는 국일따로국밥
▲3대째 가업을 이어가고 있는 국일따로국밥

◆국일 따로국밥

따로국밥은 대구를 대표하는 음식 가운데 하나이다. 1946년에 문을 연 국일 따로국밥은 3대째 가업을 이어가고 있다. 처음 개업한 자리는 지금의 교보문고 서쪽이었다. 그 무렵 주인 서동술은 나무를 해다 팔던 장꾼이었고, 식성이 까다로운 남편을 위해 부인이 시장에 나와서 점심을 해주고 갔다. 추운 겨울에는 국 냄새를 맡고 몰려드는 장꾼들을 외면하지 못해 국을 조금 더 끓여주기도 했었다. 그러자 주위에서 아예 음식 장사를 하라고 권했고, 당시만 하더라도 고기를 사면 뼈나 선지를 덤으로 주던 시절이라서 큰돈을 들이지 않고 가게를 열 수 있었다.

따로국밥은 6'25 피란시절의 인기 식단이었다. 몰려드는 피란민들과 전시 특수를 노린 상인들은 한시가 바빴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국밥이 인기였다. 또한 국립극장으로 바뀐 한일극장 주변에는 유랑극단 배우들로 붐볐고, 그들도 바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로 해서 국밥 집'국일'도 덩달아 호황을 누렸다. 그뿐이랴. 콧수염으로 유명한 정치인 김성곤은 서울에서 밤차를 타고 대구역에 내리면 국일에 들렀다. 따로국밥에다 대폿잔으로 막걸리 한 사발을 마시면서 '이제 고향에 온 것 같다'며 호방하게 웃기도 했었다.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모여들면서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국에다 밥을 말아서 내놓는 음식을 문제 삼았다. '이게 상놈들이나 먹는 음식이지…'하면서 나무랐다. 그 같은 실수를 하지 않으려고 주문을 받을 때 '따로 먹을랑교'하며 메뉴를 확인하기에 이르렀고, 주문에 따라 '국 따로 밥 따로'내놓은 데서 '따로국밥'이란 이름이 생겨났다. 아무튼, 무와 선지를 넣고 푹 우려낸 얼큰한 국물이 시원해서 좋다. 특히 서민들이나 술꾼들에게는 지금도 인기가 여전하다.

이쯤에서 따로국밥의 근본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사실 따로국밥'해장국'선지국'쇠고기국'육개장의 차이점을 설명하기란 쉽지 않다. 또한 근자에 인기를 얻고 있는 '가마솥 국밥'과도 큰 차이가 없다.

제대로 설명하기 위해서는 이들 음식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따져봐야 하지만, 그에 관한 연구나 자료가 많지 않다. 그래서 외지 사람들은 '육개장'으로 부르지 않고 굳이 '따로국밥'을 고집하는지 의아해하기도 한다.

따로국밥은 조리법이 아니라 먹는 방식에 따른 분류라 하겠다. 그럴 것이 '국일' 이전에는 '따로국밥'이란 이름이 없었고, 그냥 국밥이었다. 따라서 '따로국밥'을 대구의 대표 음식으로 내세우기 위해서는 조리법에 대한 기준이나 특징을 체계화 할 필요가 있다.

◆부산 설렁탕

종로초등학교 뒷문 쪽에 있는 이 집은 1946년에 문을 열었다. 작고 허름한 집이지만 자그마치 60년이 넘은 오래된 맛집이다. 설렁탕'수육'양곰탕을 주로 하는데, 음식 맛이 좋기로 널리 소문이 났다. 단골들이 많아서 비록 후미진 곳에 자리 잡고 있으나 꾸준히 찾아와 인정을 나누고 있다. 지금껏 오랜 세월을 한자리에서 같은 메뉴로 영업을 하고 있는, 지역에서 이 같은 음식점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처음 가게를 열었던 주인 할머니는 이제 고인이 되었고, 지금은 친척인 김복자(62)씨가 물려받아서 영업하고 있다.

설렁탕의 유래는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임금이 신하들을 거느리고 동대문 밖 선농단(先農壇)에 나가 친히 땅을 파고 씨를 뿌리는 것이 해마다 봄철에 하던 의례였다. 그럴 때 격식을 갖춘 수라상을 차릴 수 없어 간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소를 잡아 살코기와 뼈와 내장을 함께 넣고 푹 고아서 국을 끓였다. 그래서 선농탕(先農湯)이라 하였는데 '선농단에서 끓인 국'이란 뜻이다. 그 뒤부터 구경 나온 노인들에게도 대접하였고, 세월이 흐르면서'선농탕'이'설렁탕'으로 바뀌었으며, 서울 이외의 지방에서는 잘 알지 못하던 음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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