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명작, Why?]구나르 베른트손-여름(Summer)

사실감이 느껴지는 농촌의 여유로운 풍경

작 가 명 : 구나르 베른트손

(Gunnar Berndtson, 1854~1895)

제 목 : 여름 (Summer)

연 도 : 1893년

크 기 : 61.0x44.0cm

재 료 : Oil on Canvas

소 장 처 : 투르쿠 미술관

(Turku Art Museum, Finland)

올해는 늦더위가 기성을 부릴 거라는 일기예보 때문인지 9월을 넘어섰지만 아직까지 햇볕은 더욱 따갑게 내리쬔다. 그러고 보면 올여름은 그다지 더웠던 기억은 없었던 것 같다.

지난해 열대야로 며칠 밤잠을 설쳤던 기억에 비하면 올여름은 수월하게 보냈다는 아쉬움이 왠지 허전함으로까지 느껴진다. 대구의 여름은 분지에서 불어오는 뜨거운 열기와 작열하는 8월의 햇볕이 가득할 때 여름의 건강함을 느끼게 해 주는 도심인 것 같다. 이제 가을의 문턱에 성큼 다가선 9월을 맞으며 지난여름 아름다웠던 추억을 소중히 접어 간직하는 정리의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핀란드 출신의 화가 구나르 베른트손(1854~1895)의 작품 '여름'은 핀란드 농촌의 여유로운 풍경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작품이다. 핀란드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이자 헬싱키 이전에 이 나라의 수도였던 투르쿠의 '투르쿠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는 베른트손의 이 그림은 핀란드 풍경과 19세기 중산계급의 삶을 동시에 보여주는 그림이다.

돌로 만든 화려한 외경을 자랑하는 투르쿠 미술관에는 19세기와 20세기의 북유럽 회화를 대표하는 많은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1904년 개관된 이 미술관은 지역과 국가적으로 영향력이 큰 미술관으로, 핀란드와 유럽 화가들의 대표작들을 꽤나 많이 소장하고 있다.

그리고 핀란드 국민미술의 창시자였던 '갈렌 칼렐라'(Akseli Valdemar Gallen-Kallela, 1865-1931)의 대표작들도 만날 수 있다.

파리에서 그림을 공부했던 베른트손은 아카데미 데 보자르에서 개최한 살롱전에 정기적으로 그림을 전시했다. 그는 주로 풍속적인 주제에 몰두했으며, 그 중에서도 특히 우아한 실내정경과 수목이 무성한 시골풍경들을 주로 그렸다.

화창한 여름 어느 날을 낭만적으로 묘사한 이 그림에서 다리에 걸쳐 앉은 여자는 책을 읽다가 배를 탄 소년 때문에 깜짝 놀랐거나 혹은 지나치게 염려하는 어머니나 유모인 것 같다.

화가의 디테일한 묘사는 흠잡을 데가 없으며, 물속에 있는 바위가 보이고 아련한 여름 햇빛은 호수 표면에 반사되어 사실감을 더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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