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걷다가 교통사고를 당해 목숨을 잃는 사람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우리나라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 기준 우리나라의 인구 10만 명당 보행자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4.61명으로 영국(1.15명)의 4배나 됐다. 오스트리아(1.18명) 스페인(1.56명) 일본(1.92명) 헝가리(2.86명)보다도 훨씬 많았다. "한국은 보행자들에게 교통지옥 국가"란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교통사고 전체 사망자 가운데 보행자 사망비율이 유난히 높은 게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2007년 교통사고 사망자 6천166명 중 보행 사망자는 37.4%인 2천304명으로 가장 많았다. 하루 6명가량이 길을 걷다가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은 것이다. 교통 문화에서는 아직도 우리는 후진국인 것이다.
보행자 사망 교통사고 중 4분의 3이 주택가를 비롯한 폭 13m가 안 되는 도로에서 일어났다는 점에 모두 주목해야 한다. 이들 도로 대부분은 차량만을 위한 공간으로 여겨져 통행우선권이 사람보다 차에 주어지는 열악한 보행환경인 것이다. 그러니 시속 40~50㎞나 되는 빠른 속도로 질주하는 차량을 쉽게 볼 수 있다.
보행자 사망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국가적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속도 저감시설이나 각종 보행자 편의장치가 마련된 보행우선도로를 지정'운영하는 것도 한 방안이 될 것이다. 여건이 된다면 이면도로에서 차도와 보도를 구분하는 것도 추진할 만하다. 보행우선도로에서 차량이 보행자를 칠 경우엔 운전자에게 무거운 책임도 물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운전자들이 교통 약자인 보행자를 배려하는 마음을 갖는 게 보행자 교통사고를 막는 가장 중요한 안전장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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