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 학교 가는 것 보면 부러워 눈물을 많이 흘렸지만 집안형편 때문에 어쩔 수가 없었어요."
김수영(가명·19·달서구 감삼동)양은 올 봄 학교를 그만뒀다. 이번이 두 번째다. 고등학교 진학할 때 형편이 안 좋아 한 해 쉬었고, 1년 남짓 만에 또다시 학교를 중퇴하고 말았다. 수영이는 "학비를 못내 학교를 그만두고 돈을 벌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고등학교를 중퇴한 내가 일할 곳은 아무데도 없더라"고 했다.
김양의 부모님은 장애인이다. 아버지는 어릴 때 교통사고를 당해 한쪽 팔과 다리가 불편하고 어머니 역시 수영이가 초등학교 6학년 무렵부터 어느 날 다리를 절기 시작했다. 수영이는 "병원에 가보자고 해도 막무가내여서 지금까지도 왜 엄마가 다리를 저는지 이유조차 알지 못한다"고 했다.
아버지, 어머니는 폐지수집과 과일노점상을 했지만 수영이와 성한(가명·중학교 1학년)이 남매 등 네 식구의 생계를 유지하기에는 힘이 달렸다.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경기불황으로 과일노점 수입이 줄어 한 달에 60만원을 벌기도 힘들었다. 한 달에 고작 6만원인 시장자리세는 벌써 5개월치가 밀렸고, 한 달에 13만원인 월세도 수개월이 밀려있는 상태다.
어머니는 위아래 어금니가 모두 빠져 음식을 먹는 것조차 힘들지만 형편이 어렵다보니 비싼 치과치료는 엄두도 못내고 있다. 지난달 기초생활수급을 신청했지만 정부에서 나오는 수급비는 10만원이 고작이다.
수영이는 "어릴 때부터 유치원 선생님이 되는 것이 꿈이었다. 사정만 허락한다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유아교육과에 진학하고 싶다"고 했다.
"친구들이 학교 갈 때 집에 뒹굴고 있다 보면 온갖 서러운 생각이 다 들어요. 친구들보다 1년이나 공부가 늦어 더 이상 시기를 놓치면 이제 영영 학교로 돌아가긴 힘들 것 같은데…. 어떻게든 학교로 다시 돌아갈 방법을 찾아봐야죠." 한윤조기자 cgdream@msent.co.kr
※김수영 양에게 희망을 나눠 주실 후원자를 찾습니다. 매달 몇 천원이라도 고정적으로 기부를 해 주실 분은 희망나눔 캠페인 홈페이지(hope.daegu.go.kr)에 신청하시거나 대구시청 자치행정과(053-803-2823)로 전화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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