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사일생(九死一生). 삼성 라이온즈가 벼랑 끝에서 발을 헛디뎠다가 히어로즈의 손을 잡고 간신히 기어 올라왔다. 22일 삼성은 무기력한 경기 끝에 SK 와이번스에 1대6으로 완패했지만 이날 히어로즈가 롯데 자이언츠를 5대1로 잡아준 덕분에 가까스로 4강 진출의 불씨는 남겼다. 하지만 23일 SK전도 힘든 경기가 될 것으로 보여 여전히 4위 탈환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22일 삼성이 1패를 더 안으면서 석 달이 다 되어가도록 숨가쁘게 전개되던 4위 쟁탈전도 막이 내리나 싶었다. 그러나 마침 이날 롯데가 히어로즈에 발목을 잡히면서 삼성을 뿌리칠 기회를 놓쳐버렸다. 삼성이 23일 SK전, 24일 두산 베어스전, 25일 한화 이글스전 등 남은 3경기를 모두 잡고 롯데가 마지막 경기인 25일 LG 트윈스전에서 패하면 삼성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게 된다.
LG가 전력상 롯데를 누르기는 힘들다. 타격 1위를 노리는 박용택이 건재하지만 에이스 봉중근과 4번 타자 로베르토 페타지니가 일찌감치 시즌을 마감해 힘이 모자란다. 하지만 삼성으로선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을 걱정하는 것이 먼저다. 3위를 확정한 두산과 최하위 한화가 삼성전에 전력을 다할 가능성은 적다. 결국 23일 SK전이 가을잔치행을 위한 마지막 고비다.
SK는 22일 삼성을 꺾으면서 16연승을 질주했다. 1986시즌 삼성이 갖고 있던 역대 최다 연승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대기록. 삼성이 23일 패하면 1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기록 달성이 좌절될 뿐 아니라 새로운 대기록의 제물이 되는 수모를 당하게 된다. 김성근 SK 감독이 1위 싸움은 이미 끝났다며 승리에 집착하지 않겠다고 하지만 여전히 SK는 버거운 상대다.
23일 삼성의 선발 투수는 새내기 좌완 박민규. 생애 첫 선발 등판이었던 8월 28일 SK전(5이닝 2실점)에서 가능성을 보여줬다. 하지만 현재 SK의 기세를 고려할 때 4이닝만 버텨줘도 다행이다. SK는 불펜으로 물량전을 펼칠 공산이 크다. 팔꿈치 부상을 딛고 최근에야 돌아온 채병용은 선발로 나서지만 오래 던지긴 힘들다. 포스트시즌을 염두에 둔, 시험 등판의 성격이 짙다.
한편 22일 삼성은 선발 윤성환이 1/3이닝 만에 5피안타 4실점으로 무너지면서 기선을 제압당한 뒤 그대로 주저앉았다. SK도 선발 송은범이 어깨 통증으로 한 타자만 상대하고 내려가는 바람에 경기 초반 흔들리는 듯했다. 그러나 삼성은 박석민이 6회초 솔로 홈런을 터뜨렸을 뿐 두 번째 투수 고효준(5와 1/3이닝 4피안타 7탈삼진 1실점)을 공략하는 데 실패, 맥없이 무릎을 꿇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22일 야구 전적
삼 성 000 001 000 - 1
S K 401 001 00X - 6
▷삼성 투수=윤성환(5패) 김상수(1회) 권혁(3회) 정현욱(5회) 차우찬(7회) 권오준(8회) 조현근(8회) ▷SK 투수=송은범 고효준(1회·11승) 이승호(6회) 전병두(7회) ▷홈런=박석민(6회 1점·삼성) 박정권(3회 1점·6회 1점·SK)
히어로즈 5-1 롯데(목동)
■23일 선발 투수
삼성 박민규 - SK 채병용(SK)
히어로즈 이현승 - 두산 홍상삼(목동)
한화 송진우 - LG 이승우(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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