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1800까지 간다던 코스피, 1600마저 '와르르'

호주 기준금리 인상 탓…순식간에 조정 장세로

1,700을 넘어 1,800까지 간다던 코스피지수가 1,600도 지키지 못한 채 무너져 내렸다. '금융위기가 끝났다'며 주식시장으로 달려가던 사람들의 가슴이 답답해지고 있다. '지금이다'라며 주식형펀드에 들어갔던 투자자들도 떨고 있다.

최근 3개월 동안 폭주기관차처럼 달려온 주식시장이 이제 지친 것일까? 매일신문 증시 자문위원들 중 일부는 '비관론'을 제시하기 시작했다.

◆상승장은 끝났나?

지난달 상승장에서 '외국인 단독 주도형 시장이라 곧 조정이 올 것'이라며 현금확보를 제시했던 김현기 신한금융투자 대구지점장. 그는 7일 "올해의 상승장은 사실상 끝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차적으로 코스피지수 1,580, 이 저항선이 무너지면 1,510까지도 밀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단기반등은 있겠지만 큰 폭의 상승은 기대하기 힘든 만큼 조금이라도 반등이 일어나면 팔아야한다"고 했다.

김형진 현대증권 대구지점장은 "지난 3개월 동안 너무 강하게 오는 바람에 계속 이 장세를 유지하기는 힘들다. 호주 통화당국이 금리를 올리는 등 출구전략까지 구체화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결국 금리 인상쪽으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므로 지금은 일부를 팔아 현금을 만들어 놓는 것이 좋다"고 했다.

반론도 만만치 않다.

진해근 동양종금증권 대구지점장은 "상승 추세가 깨진 것은 아니다"고 했다. 1,650선에서 잠시 쉬어갔어야했는데 너무 급하게 올라가는 바람에 조정이 이제야 찾아왔다는 것이다. 그는 "조정이 나온 지금이 싸게 주식을 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다.

심대섭 삼성증권 대구상인지점장도 "지수 1,580 또는 1,550에서 반등을 시작할 것"이라며 "환율 등 여러 요건을 볼 때 외국인들이 우리 주식을 팔고 나가기 어려우며 주가는 연말까지 1,800선까지 올라갈 전망"이라고 말했다.

◆지금 내 돈을 어디에 넣어야?

김현기 신한금융투자 대구지점장은 "지금까지의 주도주는 더 이상 수익을 내기 힘들다"며 주도주의 변화가 올 것이라고 했다.

그는 "삼성전자가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냈는데도 6일 주식시장의 반응은 싸늘했다. 수출주의 힘이 많이 떨어졌으며 소외주였던 건설주를 비롯해 백화점을 포함한 유통주 등 내수주의 전망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금리 인상이 불가피한 만큼 현금을 최대한 많이 확보, MMF 등 단기자금 운용처에 넣어두라"고 했다. 펀드 투자 생각이 있다면 1,530선까지 떨어졌을 때 들어가라는 것.

김형진 현대증권 대구지점장은 "3/4분기 실적발표 시즌이 찾아왔는데 실적이 좋아도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적고, 실적이 나쁘면 예상보다 훨씬 더 주가가 많이 빠질 것이다. 주도주 교체를 생각해볼 때이며 정책주인데도 소외주였던 건설, 역시 소외주였던 증권주와 겨울철을 앞둔 제약주를 눈여겨보라"고 했다.

하지만 진해근 동양종금증권 대구지점장과 심대섭 삼성증권 대구상인지점장은 "최근까지 시장을 이끌어왔던 IT, 자동차 등의 '기존 주도주'가 상승세를 더 이어갈 것"이라며 "갖고 있었다면 더 들고 있으라"고 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