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가 태어남과 동시에 연, 월, 일, 시가 정해지며 사주는 이 큰 4개의 기둥을 가리키는데 그 사람이 태어난 연월일과 시간에 따라 우주의 에너지를 달리 받는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36년째 작명을 하고 있는 큰이름 연구소 박관동 소장.
한약방을 운영하던 할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1973년 성명학 분야에 입문한 그는 지금까지 이름을 지어준 아기만 전국적으로 수만명에 달한다. 1980년대 중반 차편도 잘 없던 시절 영덕, 울진에서 손자의 이름을 짓기 위해 연구소가 있는 대구에 밤늦게 도착해 하룻밤을 여관에서 자고 아침 일찍 찾아온 할아버지부터 이름을 지어준 대가로 돈 대신 쌀이나 옥수수를 잔뜩 내밀던 농부, 아기 이름이 적힌 종이를 신주단지 모시듯 애지중지하는 아주머니까지 사연도 많았다.
그렇다면 이름은 어떻게 지어질까?
가장 먼저 아기의 생년월일 그리고 태어난 시간이다. 이름을 짓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사주를 보기 위해서다. 이 사주에 따라서 같은 이름이라도 쓰이는 한자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어 부모와 형제의 생년월일과 경우에 따라 돌림자의 여부를 묻는 순이다. 항렬자라고도 불리는 돌림자는 혈족의 방계에 대한 대수(代數) 관계로 육친간의 서열을 나타내기 위해 이름속에 넣는 글자를 의미하는데 요즘은 옛날보다 이 돌림자를 고집하는 비율이 많이 줄어드는 추세다.
박 소장은 "보통 아기를 낳으면 이름만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곳이 아닌 철학관 등에서 많이 작명을 하는데 아무래도 사주나 운세를 주로 다루는 철학관에선 이름연구소 보다 전문성이 다소 떨어질 수 밖에 없다"면서 "한번 지어진 이름은 길게는 100년 가까이 불려지고 출세나 수명에 있어서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작명은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때 유행처럼 번지던 순수 한글이름 짓기에 대해 박 소장은 "아름다운 우리말을 버리자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쓰는 어휘 51만여개 가운데 70%가 순 한자이거나 한자가 섞인 말인데 이것을 정확히 알지 못하고 우리말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며 "한자 문화권에서 생활하는 이상 한자이름을 짓는 것이 향후 세계를 향해 뻗어나가는데 더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다"고 다른 입장을 나타냈다.
박 소장은 유명 스타들 중에 가장 좋은 이름을 가진 사람으로 축구선수 박지성, 박주영 선수를 꼽았다. 이들 이름이 스포츠분야와 잘 어울리고 소리의 음운도 딱 맞아 떨어진다는 것.
최철식 시민기자 ccs152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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