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국서도 "독도는 우리땅"…뉴욕·뉴저지 일대 독도사랑

뉴욕 맨해튼 한복판을 다니는 2층짜리 동부관광버스 LED광고판에 뜬 독도 홍보영상물을 관광객들이 살펴보고 있다.
뉴욕 맨해튼 한복판을 다니는 2층짜리 동부관광버스 LED광고판에 뜬 독도 홍보영상물을 관광객들이 살펴보고 있다.
지난달 뉴저지 추석맞이 한인축제 때 극단 모노드라마의 한 단원이 일본의 독도침탈을 규탄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지난달 뉴저지 추석맞이 한인축제 때 극단 모노드라마의 한 단원이 일본의 독도침탈을 규탄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미국 동부 뉴욕·뉴저지 일대의 독도사랑이 대한민국 독도사랑에 못지않다.'

이곳저곳에서 터지는 '독도는 한국땅', '일본해가 아닌 동해'라는 외침은 뉴욕시민들에게도 메아리치고 있었던 것. 누가 조직한 것도 통합주체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각종 개인과 단체에서 다채로운 방식으로 독도 홍보를 하고 있었으며 그 순수한 열정에도 놀랐다.

뉴욕·뉴저지 일대 독도사랑 5제를 소개하면 이렇다. ①뉴욕 시티투어 버스 LED광고판에 독도 그래픽과 홍보 영상품이 나타나고, ②뉴욕을 돌아다니는 세탁물 비닐커버에 영문으로 '독도는 한국땅'이라고 인쇄돼 있었다. ③뉴욕 한인타운에서는 불과 얼마 전 '독도, 그 세 가지 이야기'라는 연극공연도 올랐다. ④뉴저지 추석맞이 한인축제 때는 일본의 독도침탈 야욕을 규탄하는 퍼포먼스가 열렸고, ⑤뉴욕 한인학부모회는 지난달 중순 뉴욕시 교육감을 찾아가 '일본해와 동해를 병행 표기해달라'로 항의방문하기도 했다.

독도만큼 그 나라 국민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섬이 세계 또 어디에 있을까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독도는 대한민국의 주권의 상징처럼 여겨졌으며, 마치 내 몸에 붙어있는 새끼 손가락처럼 동심일체가 됐으며 애국심이 발현되는 핵심 매개체가 되고 있었다. 가수 김장훈이 지난 8월 월스트리트 저널과 워싱턴포스트지에 동해 표기와 관련된 광고를 한 것도 뉴욕 시민들에겐 자랑거리였다.

◆버스에도 세탁물에도 'Dokdo'

동부관광 뉴욕 시티투어 버스 2대는 독도 홍보영상물을 싣고 다닌다. 버스광고판 사업자는 이 투어버스에 LED광고판을 설치하면서 그 안에 어떤 홍보물과 광고를 담을 지 고민하고 있었다. 때마침 한 한국인이 '시범적으로 독도 영상물을 넣으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고, 이 영상물은 이명박 대통령의 메세지와 함께 독도 실사 그래픽과 한국의 영토임을 알리는 메시지와 함께 제작됐다.

시범삼아 한 것이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한인들은 모두 '야! 정말 좋은 아이디어'라며 박수갈채를 보냈고, 미국 현지 한국언론들과 연합뉴스에도 이를 보도하면서 더 폭발적인 연쇄반응을 생산해냈다. 이제는 버스 10대 모두에 LED광고판이 설치되면 독도 홍보영상물을 게재할 계획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 비용은 경북도에서 조금이나마 지원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도 읽을 수 있었다.

미 동부 최대의 한인 여행사인 '동부투어' 강판석 상무는 "독도를 광고하는 버스가 뉴욕 한복판을 다니니 한국 사람으로서 뿌듯함을 느낀다"며 "회사 이미지도 좋아지고 한국인 관광객들도 너무 좋아해 회사 차원에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이라고 밝혔다. 강 상무는 기자에게 상세한 설명과 함께 현지 반응도 버스로 직접 데리고 가서 알려줬다.

이와 함께 한태격씨는 윗쪽에는 파란색으로 'Yes 獨島 東海 大韓民國 Yes', 아래쪽에는 빨간색으로 'N0 竹島 日本海 日本 NO'라고 쓴 홍보스티커를 제작해 한인 가게들을 비롯해 곳곳에 이를 붙였다. 뉴저지 리치필드에 사는 김태진(44)씨는 또 독도와 동해로 표기된 고지도를 찾아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고 있으며 4천여점이나 되는 지도 자료를 모았다.

뉴욕한인세탁소협회는 지난해 말 'Dokdo is Korean Territory'라고 적힌 세탁물 비닐커버를 25만개를 제작해 세탁소 협회원 3천여명에게 나눠줬는데 대히트를 쳤다고 한다. 이 때문에 한인세탁소를 이용하는 외국인들은 자연스레 세탁물 비닐포장에 인쇄돼 있는 독도에 관한 홍보물을 보게 되는 셈. 뉴욕타임스는 올 3월 21일자 기사에서 이를 일본의 식민지배 유산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누가 막을쏘냐 '독도사랑'

뉴욕·뉴저지에 사는 한인들의 독도에 대한 사랑은 막을 자가 없다. 어디에서 어떤 방식으로 터져나올 지 모르기 때문이다. 극단 모노드라마는 독도극단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맨해튼 한인타운에서 창단공연으로 '독도, 그 세가지 이야기'라는 주제의 작품을 올린 데 이어 지난달 추석맞이 대잔치에서는 '독도야 놀자' 행사를 기획해 한인 2세들에게 조국에 대한 교육효과를 안겨줬다. 이 행사에 온 이제인(5) 어린이는 고사리같은 손으로 '독도는 우리땅'을 반듯한 한글로 써서 주위 어른들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뉴욕에서 젊은 광고디자이너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이제석(27)씨는 이 행사에서 독도를 중심으로 한 공익관련 홍보물을 전시했으며, 모노드라마 극단의 유홍장 단원은 일본의 제국적 침탈을 상징하는 일본 제국기 마스크를 쓰고 '섬을 도둑질하는 일본'을 규탄하는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이 퍼모먼스를 기획한 주인공은 이제석씨.

모노드라마(대표 장진호) 이수경 단장은 "독도가 뉴욕 한인들의 조국에 대한 사랑을 한데로 묶어주는 매개체 역할을 하고 있다"며 "앞으로 더 다양한 형식과 표현방법으로 독도를 알리고 전 세계인에게 '독도는 한국땅'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뉴욕한인학부모회가 지난달 뉴욕시 교육감을 항의방문한 일은 현지에서도 쇼킹한 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한인학부모회 회원들은 모두 파란색 티셔츠를 입고 '일본해가 아닌 동해로 표기해달라'고 요청했고, 뉴욕 교육감도 "병행 표기하는 것을 고려하겠다"고 답변했다고 한다. 말과 구호가 아닌 행동으로 보여줬다는 점에 현지서도 화제가 됐던 것.

세계 제1의 도시, 미국의 경제수도 뉴욕에서 대한민국 동쪽의 외로운 섬 '독도(DOKDO)'는 더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미국 뉴욕·뉴저지에서 글·사진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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