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허버트 힐·제스퍼 존슨 '상종가'…득점 리바운드서 난형난제

현재로선 제스퍼 존슨(부산 KT), 허버트 힐(대구 오리온스)이 최고다. 프로농구 2009-2010시즌 2라운드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각 팀당 2명씩 보유한 외국인 선수 중에서 존슨과 힐이 가장 높은 주가를 올리고 있다. 덩달아 소속팀에도 웃음기가 돈다.

이번 시즌 프로농구 무대에서 외국인 선수는 팀당 2명을 보유할 수 있지만 1명만 코트에서 뛸 수 있다. 그만큼 국내 선수들, 특히 장신 포워드들의 입지가 넓어졌다. 하지만 농구 종목의 특성상 국내 선수에 비해 뛰어난 신체 능력이나 체격을 갖춘 덕분에 외국인 선수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크다. 각 팀마다 경기에 나선 외국인 선수의 일거수일투족에 목을 맬 수밖에 없는 이유다.

존슨은 시즌 초반 단연 돋보이는 존재다. 득점 1위(23.8점), 리바운드 9위(7.4개)를 달리는 존슨은 당초 하위권으로 분류되던 KT를 선두(10승3패)로 이끈 일등 공신. 리딩 가드 김승현이 가세하기 전까지 힐은 오리온스의 희망이었고 김승현이 복귀한 뒤에도 활약은 비교적 꾸준하다. 리바운드(9.8개)와 블록(2.7개)에서 1위, 득점에선 7위(18.6점)로 오리온스 골밑의 기둥이다.

다만 둘의 문제는 평균 30분이 넘는 출장 시간. 이들 외에 전 경기를, 30분 이상 뛴 외국인 선수는 테렌스 레더(서울 삼성)뿐이다. 득점력(3.8점)이 떨어지는 도널드 리틀이 짐을 덜어주지 못하면 존슨에게 과부하가 걸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힐은 사정이 다소 나아보인다. 새 외국인 선수 앤서니 존슨은 뛰어난 운동 능력과 개인기를 갖춰 힐이 벤치에서 숨을 고를 여지가 생겼다.

이미 국내 무대에서 검증된 마퀸 챈들러(원주 동부), 나이젤 딕슨(안양 KT&G)의 활약도 괜찮다. 지난 시즌 KT&G의 유니폼을 입고 득점 2위에 올랐던 챈들러의 폭발적인 슛은 여전하다. 현재 득점 3위(20.8점). 육중한 체구(201.7cm, 145kg)의 딕슨은 골밑에선 '장판교 앞에 홀로 서 조조의 대군을 막는 장비'같은 위세다. 리바운드(8.7개)와 득점(20점)에서 5위에 올라 있다.

한편 지난 시즌 최고의 외국인 선수 레더는 기대만 못하다. 득점 6위(19.9점)지만 지난 시즌 득점과 리바운드 타이틀을 휩쓴 위용에 비할 바는 아니다. 가장 큰 문제는 귀화 혼혈 선수 이승준과의 호흡. 삼성은 이들 둘이 높이의 고민을 해결해 주리라 기대했지만 현실은 달랐다. 모두 공격 지향적인 데다 동선도 겹치기 때문. 그러나 역할 분담에 익숙해진다면 레더의 위력이 되살아날 가능성은 충분하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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